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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운영블로그
여행문화

각시투구꽃 치명적인 맹독(猛毒)

by 자운영영 2022. 10. 22.

수면水面위에 어리비치는 자작나무의 하얀수피가 은가락지처럼 아름답다는 은환호(소천지)

북파산문에서 장백폭포로 가는 중에 있다

순백의 나뭇등걸 만으로도 귀티가 나는 자작나무가 연두색 새순을 내거나

연한 노란색으로 단풍이들면 신비로운 산중호수와 어우러져 꼭 들려야하는

비경秘境 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그 자작나무 숲 아래에서

진한 남색으로 피는 각시투구꽃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가 않다

각시투구꽃은 꽃색으로는 흔치않은 진한 남색이며

빛이 없는 숲속에서도 들어내는 날렵한 자태는 새침하고 싸늘한 듯 시크하다

맑은 날 보다 흐리거나 비오는 날이 더 많은 백두산의 날씨라지만

공교롭게도 가는 날마다 먹구름속이거나 비가 내렸다

비바람속에서 전초를 꼿꼿이 세우고 빗방울의 무개를 이기려 애쓰며

허공에 그리는 느린 흔적은 파동波動으로 긴 여운을 남겼다

장비베낭 커버는 물론이고 사람도 카메라도 우비雨備, 쏟아지는 빗속에서

손각대(삼각대 없이)로 찍어도 초점을 맞출만큼의 셔터속도가 나오니 감지덕지한데

빠듯한 일정으로 사진찍기에 정성을 들일 수 없다는 것이 늘 불만이였다

각시투구꽃은 소천지에서 북백두로 오르는 숲에서 정상가까이 수목한계선까지 흔하고

남백두 관모봉아래 북한쪽에 있고 남백두 중국쪽 바위산 비탈에도 산다

백두산의 관광화가 빨라 많이 훼손되었으며 입산의 조건역시 해마다 달라

예전에는 가능했지만 지금은 불가능한적이 많고 그간의 경험으로 현지사정은 늘

유동적이여서 짐작할 수 없는 변화가 있으면 다시 볼수있다고 믿는다

많은 사람들이 투구꽃 하면 각시투구꽃 하고 조선명탐정이라 한다

아무리 설명해도 귀담아 듣지 않는 식물의 이름조차

대중문화에 등장하면 쉽게 여기고 맹독성식물이라는 것까지

쉽게 인지하니 진정 대중문화의 파급력은 어마무시허다

조선명탐정 전편에 진짜 각시투구꽃은 한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전국의 산에 흔하게 사는 투구꽃(진돌쩌귀)이 존재감없이 등장하는 정도.

각시라는 접두어가 붙어있어 카리스마 넘치는 신비한 여성을 표현하고자

사는 곳이 특별한 식물을 무리하게 등장시켰을 수 있고 재미로 보는

오락물이니 꽃의 실체나 찾기도 어려운 자생지가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각시투구꽃은 투구꽃속의 다년초로 가을에 피는 고산식물이며

사는 곳이 한정적인 희귀식물이다

투구꽃류의 식물들이 대체로 꽃이 다복하게 붙어 피고 덩굴성이 아니어도

줄기를 길게 늘여 다른 물체에 기대며 균형을 잡는데

각시투구꽃은 곧게 선 줄기 끝에 1~3송이 정도 피며 전초가 간결하다

투구꽃류는 가을이 깊어야 꽃을 피우지만 이른 봄부터 새싹을 내고

여름내 숲속의 이웃들과 경쟁을 하며 햇빛을 나누어가는 식물들이 한살이를

끝내거나 우기雨期를 보내는 동안 도태되고 사그라지기를 기다린다

가을이 되어 훤하게 뚫린 숲 사이로 통과하는 바람과 햇빛으로 생기를 찾으며

낮보다 밤이길고 기온이 낮아지는 계절이 되어서야 꽃망울을 만들기 시작해

가을 곤충의 시선을 잡으려 고운 꽃을 피운다

꽃잎처럼 보이는 꽃받침이 5, 남색 보라색 자주색 흰색으로 피며

위쪽 꽃받침속의 꽃잎이 고깔처럼 전체를 덮는다

덮는 꽃잎이 투구를 닮아 투구꽃류라 하고 백부자나 진범처럼

꽃의 모양이 달라도 까마귀발을 닮은 덩이뿌리가 같아 모두 투구꽃(초오草烏)속이다

한해를 충실하게 산 덩이뿌리가 소멸하면 붙어있던 새뿌리가 원근이 되고

다시 다음해에 새뿌리가 생긴다

아버지뿌리(오두烏頭)와 아들뿌리(초오草烏)가 같이 있을 때 부자附子라 하고

사약을 만드는 부자는 같은 투구꽃속이며

덩이뿌리를 가공한 초오 역시 치명적인 맹독성식물이다

지구상에 사는 대부분의 식물은 독이 없는 편이지만 몇종류의 유독성식물이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노출되어있어 매우 위험하다

머위 닮은 털머위, 우산나물 닮은 삿갓나물, 하수오 닮은 박주가리, 원추리와 유사한

여로의 새순, 삼지구엽초와 유사한 꿩의다리, 곰취로 오해하는 동의나물

산마늘(명이)의 잎을 닮은 박새의 연두색 새순과 은방울꽃의 새순

산골 생활에 익숙한 현지인들 조차 독초를 산나물로 알고 식용하는 사고는 빈번하다

무더운 여름이 지나 가을이 되어야 꽃을 피우는 용담이나 투구꽃이

눈녹는 초봄부터 새순을 올린다는 것을 유념留念하지 않는다

긴겨울을 보내고 연두색으로 올라오는 새순은 먹음직스럽다

이맘때 나물은 다 보약이다” “이른봄에 나오는 새싹은 독이없다

속설俗說 믿고 봄나물을 경계하지 않는 사람들을 만나면 안타깝다

속설은 그저 속설일뿐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린다

★여행문화 2022년 가을호

 

참 답답하다 

행간이 너무 넓다  간격조절이 아직도 안된다 

담담자들은 이것이 보이지 않는지 서식으로 만들어 보내달라고 한다 

티스토리로 옮긴지 20여일 지나 글씨 크기가 조절되니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