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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운영블로그
여행문화

노르웨이 툰드라 지의류 가솔송

by 자운영영 2022. 1. 2.

노르웨이 롤달에서 베르겐 가는 길

 

만년설이 보이는 설산雪山을 배경으로

가솔송을 찍었다

쌓인눈의 결이 보일 만큼 청명한 하늘과

이른 아침 사선斜線으로 들어오는 빛을 받아

선명한 진홍빛 가솔송이 하나의 화면속에 들어왔다

 

조건이 맞아 떨어지는 짧은 순간을 남기려

바쁘게 눌러대는 손끝이 파르르 떨렸다

 

한번은 경험하고 싶었던 찰나적인 황홀함,

바라보는 시린 내눈빛까지 담기기를 바랐다

 

가솔송

 

두배속 동영상처럼 무섭게 변하는 툰드라의 날씨는

광활한 하늘을 농락하는 먹구름과

거친바람과 살을 에이는 추위로 절망하는데

 

느닷없이 나타나는 맑은 하늘과 햇빛에 감사하고

아름다운 꽃이 그때 그자리에 있다는

것에 오래도록 고마워했다

 

진들딸기

도브르국립공원, 오플란드카운티

 

진들딸기

 

노르웨이는“nor"”way"가 합쳐져

북쪽으로 가는 길이라는 뜻이있다

 

스웨덴으로부터 독립할 때 산악 지형만 떼주어

북유럽에서 가장 살기힘든 국가였으나

지구상에서 인간이 사는 가장 깨끗한 청정지역이다

 

고산나도철쭉

 

동서는 가늘고 남북으로 길게 뻗어 해안은

서안해양성기후로 폭포와 급류가 흔하고

해안선은 거대한 피오르지형으로 유명하다

 

오슬로를 포함한 동부지역은 냉대습윤기후로

한겨울도 온화하나

 

국토의 절반이상은 빙하의 침식을 받은

평탄한 꼭대기를 지닌 산지로

서북쪽의 북극권은 만년설이나 빙하가 남아있다

 

고산나도철쭉

 

동유럽 여행을 계획하면서

경관이 수려한 노르웨이는 잘 보고싶어

승용차로 이동 오슬로를 시작으로

베르겐 뮈르달 플롬 게이랑에르 티롤스티겐을 경유하면서

마음 내키는 장소에서 숙박하고

경관 좋은 곳에서 멈출 만큼의 시간을 안배했다

 

지의류

 

6월초순 미처 녹지못한 눈더미 사이로 

길이 열리면서 고원으로 들었다

 

서북부의 산지로 가는길이 평지처럼 완만해

고도가 높다는 것을 실감하지 못했고

대개는 촌락이 없는 국립공원으로 입산이 자유롭다

 

지의류

 

한참을 겨울같은 산속을 돌아나오면

간간이 연두색숲이 나타나

기온의 차이가 많고 험악한 산세山勢에도

예상치 못한 야생화 군락지가 많았다

 

애기석남

 

흥건하게 흘러내리는 눈녹은 물이모여

포말을 일으키며

우렁차게 흐르는 계곡에

백두산에서 봤던 가솔송 애기석남 시로미

진들딸기 같은 식물들이 있었다

 

시로미

 

강원도 북부에 산다는 기록은 있지만

확인이 안되는 북방계식물이

노르웨이에는 도로옆 계곡 습지 산지 아무데나 있다

 

지의류

 

산타의 마차를 끄는 루돌프 사슴코는 순록이고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에는

북유럽의 순록과 함깨 사미족이 등장한다

스카디나반도북부 라플란드에

국경없이 살아가는 소수민족 사미족이 받는 박해와

영혼을 울리는 노래 요이크(joik또는yoik).

 

도브르국립공원, 오플란드카운티

 

야생순록의 겨울나기를 위해

말린 지의류를 갈무리하는 사미족.

순록고기 요리에 곁들이는

연어 알처럼 씨알 굵은 딸기는

습지에서 자라는 진들딸기로

개체수가 적어 상업성이 없다는 것 정도가

툰드라를 이해하기위해 다큐에서 얻은 짧은 상식이였다

 

도브르국립공원, 오플란드카운티

 

지의류는 균류와 조류가 공생하는 독특한 생물체로

지표면 어디에나 있고

균류인 버섯이나 하등 녹색식물인 이끼하고는 다르다

국내에는 바위나 나무껍질에 얼룩무늬처럼 있고

식용이 가능한 석이버섯이 있다

 

지의류

 

건조한 상태를 견디는 특성 때문에

북극 생태계를 유지하는 중요한 생물로

순록과 야크 같은 동물을 키우고

사미족은 순록에서 모든 것을 얻어 생존한다

 

지의류

 

스펀지처럼 건조와 흡수를 잘 조절하며

충격을 주면 바로 복원되는 탄력이 있어

휴지 기저귀 식기세척용 등등

사미족에게 중요한 생필품이다

 

고산나도철쭉

 

산지에 쌓였던 눈이 녹으면서

몸을 들어내는 지의류와 납작한 매트모양의 고산나도철쭉

시로미 난장이자작 같은 키작은 관목이 어우러져

투명한 빛과 바람에 반짝이니

툰드라의 봄은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아름다웠다

 

기온이 낮아 썩지않아 건조한 지의류와

새로태어나는 지의류가 함깨있어

뭉뚱그리면 툰드라 고원은 회백색에 가까운 누런빛이다

 

지의류

 

처음 경험하는 생소한 땅에서 만나는

생명들이지만 친근했다

지구상에 나타나 번성하거나 멸하거나

적응하고 살아왔을 뿐

국경을 택해 이동하지 않았으니

어디에 살거나 같은 조상에서 태어나

다른 모습으로 분포한다는 생각이 들어

바라보는 시선도 따뜻해졌다

 

도브르국립공원, 오플란드카운티

 

 

도브르국립공원, 오플란드카운티

 

긴겨울이 지루해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을 때 꿈꾸는 여행

한번의 여행에서 뭐 그리 얻을 것이 많을까만은

봄이 오는 길목을 기다려 낮선 곳을 여행하면서

생동하는 봄을 만나는 계획을 세워도 좋은 계절이다

 

무엇을 볼것인가 언제 어디로 갈것인가

가볍게 또는 깊게, 조금 또는 많이 알아야 하는 일을

우리는 선택할 수 있다

 

 

♥ 여행문화 2021년 겨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