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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운영블로그
여행문화

가시나물 항가새 엉겅퀴

by 자운영영 2021. 6. 16.

엉겅퀴 가시에 찔리면 아프다 바늘에 찔린것보다 더 아프다

독성이 없어 일용할 양식으로 삼겠다고 덤비는 동물이 너무많아

꼼짝없이 당하지만 않겠다는 절절함이

잎 끝에 날카로운 가시로 자라났다

 

엄나무나 두릅나무 처럼 엉겅퀴가 가시를 달아도 소용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연하고 탐스러운 줄기와 어린잎은 가축들이 즐겨먹고

새나 다람쥐도 좋아하고 겨울잠에서 깬 산짐승에겐 보양식이된다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어린잎과 줄기를 나물로 먹고

전초와 뿌리는 말려서 차도 끓이고 약초로도 식용했다

가시나물 항가새는 엉겅퀴의 이명異名으로 가시가 크다는 뜻이다

 

엉겅퀴는 숲 가까이 살기는 해도 숲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도시주변에 살지 않고 청정한 산간지대나 농촌지역의 양지바른 풀밭,

자연현상으로 생긴 빈터나 절개지, 논둑 밭둑처럼 인위적으로 조성된

이차초원에서 잘 자라고 벌과 나비가 찾아오기 쉬운 개방입지에 산다

 

자생지가 황폐해지면 엉겅퀴는 살지 않고

자생지가 울창한 숲으로 복원되어도 엉겅퀴는 살지 않는다

신작로가 생기고 현대식 조형물이 생기던 시절 버려진 땅이 많아

군락을 이루며 전성기를 누렸지만

공해와 오염으로 자연환경이 변하면서

아름다운 리즈시절을 끝내고 있는 중이다

 

식물은 좋은 씨앗을 얻기 위해 꽃을 피우는 일에 혼신의 힘을 다한다

크고 넓은 잎과 비대한 뿌리로 경쟁력에 자신이 있어

같은 시기에 나타나는 많은 식물들속에서도

가시달린 커다란 잎을 펴고 줄기를 감싸며 넓게 땅을 차지한다

일년중 식물이 성장하기 딱 좋은 계절에 존재감을 들어내며

하루가 다르게 폭풍성장을 한다

 

꽃잎은 없이 가늘고 길죽한 수백개의 통꽃을 총포로 야무지게 묶어

붓솔 모양의 한송이처럼 보이는 자주색 큰꽃을 피운다

비릿한 풀향이 나는 꿀을 감추고 하얀 꽃가루를 내보이며 곤충을 불러

나비의 대롱같은 긴입이 숨겨진 꿀을 찾는 동안 수꽃가루를 묻혀

길게 빠져나온 암술머리로 나른다

엉겅퀴의 가지런한 꽃송이가 수세미처럼 산발散髮을 하면

꿀과 꽃가루를 내어주고 수분授粉을 끝냈다는 표시다

 

수분이 끝난 통꽃은 바로 씨앗을 성숙시키는 일에 열중한다

일찍 시작되는 장마로 폐농을 한다해도 서둘러 얻는 몇 송이에서

수천개의 씨앗을 얻을 수 있으니 비바람에 스러져 흙이 되는 일을 서러워하지 않는다

씨앗에는 깃털을 달아 되도록 멀리 보내고

땅에 떨어진 씨앗은 혹독한 추위를 경험해야 싹을 틔우는 것으로

자손들의 새출발은 봄이 좋다는 쪽을 선택했다

 

 

엉겅퀴속도 환경에 따라 진화해 고산에서는 고려엉겅퀴나 정영엉거퀴가되고

고려엉겅퀴의 어린순은 곤드레나물로 강원도 특산식물이다

엉겅퀴보다 가시가 더 사나워 가축이 먹을 수 없는 가시엉겅퀴는 제주도에,

꽃을 싸고 있는 포까지 가시로 장착한 바늘엉겅퀴는 한라산에 산다

키가 크고 꽃송이가 많이 달리며 아래를 보고 피는 큰엉겅퀴와

엉뚱하게도 깊은 산속에 사는 도깨비엉겅퀴도 있다

외래종인 지느러미엉겅퀴는 엉겅퀴와 비슷한 조건속에서

구별없이 식용이나 약초로 사용된다

 

 

엉겅퀴의 진한 자주빛 통꽃은 신선한 향기가 있고

결각이 뚜렷한 초록잎과

잎에 달린 가시조차 차가운 아름다움으로 감각적이여서

예술로 승화한 미술작품에서 지상의 꽃이 아닌 것처럼 표현되기도 한다

찻잔에 그려진 매혹적인 도안이나 큐션이나 자수 같은 생활소품에서

차원을 달리한 아름다운 엉겅퀴를 만나는 것은 어렵지않다

엉겅퀴는 원초가 아닌 이미지로도 우리의 생활속에 들어와있다

 

 

♥여행문화 여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