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벽처럼 솟은 뼝대는
동강위로 병풍을 두른 듯
강물은 구절양장 (九折羊腸)
협곡을 휘돌아 간다
화강암의 바위벽에 뿌리를 내리고
공기중의 습기와 빗물,
새벽안개와 이슬을 먹고
짧은 봄날의 일조량에도 온기를 품고 있는
바위에서 동강할미꽃은 자란다
오지중의 오지,
거부할수 없는 열악한 자연환경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한(恨)이
이처럼 고운빛으로 피어났을까
전초에 가득한 솜털에서 햇살은 더욱 눈부시다
독특한 자연환경으로
흰색,자주,분홍,진분홍,보라,연보라,붉은자주...
다양한 색깔로 피는 아름다운 자태는
한번만 봐도 잊을 수 없는 야생화가 된다
처음에는 꽃대가 짧고 하늘을 보고 피지만
점점 꽃대가 길어지면서 고개를 숙인다
꽃잎은 6장 암술과 수술은 많은 편인데 할미꽃보다 적다
동강할미꽃은 꽃잎이 아래쪽에서 서로 감싸고 있는 것과
꽃잎이 길고 서로 떨어져있는 긴동강할미꽃이 있다
조양강을 지나 동강을 쓸고
협곡에서 세력을 키운 한줄기 바람이
동강할미꽃을 깃발처럼 흔들고 지나간다
암술과 수술을 흔들어 곤충이 많지 않은 이른 봄날,
꽃의 수분(受粉)을 돕는다
곧 흰머리의 씨방을 만들겠지만
바위지대의 어느곳에 떨어져도
새싹을 틔우는 일은 만만치가 않아
자손을 퍼트리는 일은 어렵기만 하다
강원도 정선,영월,삼척의 석회암바위에 자생한다
정선의 백운산을 중심으로 귤암리에서
강을 따라 돌며 문희마을까지 자생지가 모여있고
지역민들의 보존과 증식의 노력으로 여러곳에서 볼 수 있다
동강할미꽃이 아무리 고와도 집으로 가져와서는 안된다
석회암의 바위벽에서 동강의 습기와 바람이 적절히 피워낸
고유의 아름다움은 가져 올수없으니까
한해에 10일 정도 꽃을 피우며
3월 중순부터 피기 시작해
4월 10까지 지역에 따라
2주 정도의 시차를 두고 피어난다
♥2019년 3,4월호 여행문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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