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국(국화과)
푸른빛이 짙어진 바다, 높고 맑아 더 멀어진 하늘
어디까지가 수평선이고 어디서부터 하늘일까
9월부터 시작되는 가을 하늘은 경계가 없다
해국(국화과)
바다가 좋아
살포시 갯바위에 발을 얹었다가
어느새 사방이 바다인 갯바위에
덩그라니 앉아 있는 해국
변화무상한 바다에서
해풍을 맞으며 견디고 살아
가을 하늘과 바다 닮은
진한 보라색 꽃을 피운다
해국(국화과)
타오르는 태양에서
붉은색도 품어 봤지만
하늘과 바다에 마음이 쏠려
파랑이 더 많은 보라색 꽃을 피워
우아하고 화려하지만
우울하고 고독한 속내를 들어낸다
해국(국화과)
해국은 온전히 하늘에 운명을 맡긴지 오래다
이른 봄 새순을 내고 가을이 올 때 까지
그 긴시간 타는 목마름을 견딘다
해가 있는 동안은 뜨겁고
밤이 되면 싸늘해지는 갯바위에서
약간의 물기나 해무가 만드는 안개로
목을 축이기는 하나
아무래도 비가 듬북 내려야 해갈이 되니
잎도 피우고 꽃봉오리를 만들 힘을 얻는다
해국(국화과)
비는 적절히 고루 내리는 것이
이상적인 조건으로
고온과 심한 가뭄에는
모든 동식물이 그러하듯이
해국도 견디지 못한다
토질이 좋은 바닷가 언덕이나
해안에서 더 잘 자라는데
굳이 갯바위로 가야 할 이유는 없었다
왜 해국은 외로움과 두려움을 안고
갯바위로 갔을까
진실을 고백하자면
살곳을 찾아 밀려난 씨앗이
바닷물이 넘나드는
해안에서 조차 살아남아
생존을 이어가는
끈질긴 생명력의 결과라고 해야 할 것 같다
해국(국화과)
남부지방에서는
겨울에도 반상록으로 지내
줄기가 목질화하고
주걱모양의 잎은 양면에 털이 빽빽하게 나서
뜨거운 햇빛과 열악한 갯바위에서
살아남는데 도움이 된다
갯가에 살아도
염분이 있는 땅에 살지 못하는 비염생식물이라
큰파도가 일어 해안을 덮치면 살아남지 못한다
심술궂은 파도의 습격으로 상처를 받아도
생명이 있는 동안은 꽃을 피우려 안간힘을 쓴다
꽃은 7월부터 11월까지 수시로 피우지만
동해안의 추암을 기준으로
10월 첫주 정도,
밤의 길이가 길고 기온이 낮을 때 만개 滿開 한다
가을꽃은 남쪽으로 남하해
제주도에는 가장 늦게 핀다고 하겠다
해국(국화과)
강수량과 기온의 영향을 많이 받아
어느해나 풍성하지는 않다
10년에 한번 혹은 더 긴세월 기다려
자연이 주는 선물 같은 개화상태를 보이기도 한다
중부이남의 전 해안 어디에나 살고
비가 자주 내리는 울릉도와 제주도 같은 섬에는
전초와 꽃송이가 크고 자주색으로 피는 왕해국이 있다
땅심이 좋은 해변에서 더 풍성하게 자라지만
바다 풍경과 어우러진 갯바위 해국이 아름다워
동해시 추암은 일출과 함깨
해국을 감상하는 곳으로 소문이 나 있고
울산 방어진 슬도 울주 간절곶 읍천항 주상절리 등
동해안을 따라 아름다운 해국이 핀다
해국(국화과)
남해안의 거제도 해금강 소매물도
가천 다랭이마을이 있는 남면주변 등등
천사의 섬 증도, 천리포
태안 백수해안도로가 있는 서해의 해안 등
전국의 가을 바다에서
짙은 블루의 하늘과 바다와 해국海菊을 볼수있다
★2020 9,10월호 여행문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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