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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운영블로그
소주골에 살기/소주골에서 살기

한여름 소주골 숲속에서 피는 꽃들

by 자운영영 2010. 6. 30.

 

 

소주골은 경기도 용문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깊은 계곡에 있다

겨울이면 눈이 녹지 않아 설통골이 있고 물이 맑아 소주골이라는 이름이 있다

숲이 울창하고 습기가 많고 이끼가 많아 초본이나 관목 같은 키작은 식물이 잘 자라지 못하는 곳이지만

숲그늘을  좋아 하는 식물도 있어 나를 즐겁게 한다

 

박쥐나무(박쥐나무과 박쥐나무속)

세계에 20종 우리나라에 1종 1변종 산지의 숲속에 사는 낙엽 관목이다

꽃은 황록색으로 암술과 수술이 다 있는 양성화(兩性花) 다

잎이 박쥐의 날개를 닮아 박쥐나무 라는 이름이 그럴 듯한 이나무는 숲그늘을 좋아 한다

 

 

 

박쥐나무는 숲이 울창하고 바위가 많은 너덜 지대에서 자생한다

설악의 오색, 지리산의 백무동 계곡 처럼 깊은 계곡에서 만나던 박쥐나무가 소주골에 자생하고 있어

내가 살고 있는 곳이  얼마나 깊은 계곡인지 다시 한번 생각했다

 

  

 

넓은 나뭇잎 잎겨드랑이나 잎겨드랑이위에서 나와 꽃이 피면 나뭇잎 아래로 늘어져

좀처럼 눈에 띄지 않아 처음 이꽃을 발견했을 때의 신비하고 기이한 느낌 때문에 절로  웃음이 나왔었다

꽃봉오리에서 꽃이 만개하고 하루가 지나면 시들어 버려 부지런하지 않으면 싱싱한 모습을 놓치곤 한다

 

 

 

박쥐나무 

 

 

 

 박쥐나무

우리나라 한복에 어울리는  장신구 중 노리개를 닮은 귀여운 모습의 박쥐나무꽃이다

 

 

 

 계곡 위로 급경사지를 차지하고 있는 개다래나무가 꽃이 필때가 가까워 지니  잎이 흰색으로 변했다

 

 

 

꽃이 피는 시기를 맞추어 흰색으로 변하는 모습

계곡이 꽃으로 뒤덮힌 듯 분칠을 한 개다래나무 잎도 장관이다

 

 

 

 개다래나무(댜래과 다래나무속)

 

 

 

개다래나무

 

 

 

개다래나무

 

 

 

꽃술이 떨어지면서 열매를 맺는 개다래나무의 암꽃

 

 

 

 꿩의다리(미나리아재비과 꿩의다리속)

우리나라 각처의 산지에 나는 다년초

계곡 바위 같은 자리에서 같은 모습으로 자라는 꿩의다리가 지난해에는 봄부터 가을까지 몇번이나 꽃을 피웠다

올해도 그렇게 필 것인지 지켜 볼 일이다

 

 

 

꿩의다리

 

 

 

꿩의다리

 

 

 

큰까치수염(앵초과 까치수염속)

낱 꽃이 연이어 피어나 개화기간이 긴 큰까치수염은 수 많은 곤충이 찾아드는 꽃이다

지난 해 제비나비 산제비나비 호랑나비 처럼 화려한 날개를 가지 나비가 많이 날아와 나비사진을 많이 찍었는데 어쩐 일인지

올해는 꽃을 찾는 나비가 줄어 들었다

 

 

 

큰까치수염

 

 

 

큰까치수염

 

 

 

큰까치수염

 

 

 

큰까치수염

 

 

 

 뒷산 입구에 군락을 이루는 큰까치수염

 

 

 

산이스라지나무의 열매

해마다 꽃이 피고 난후 숲이 울창해져 접근이 어렵고 관심을 두지 않아  열매를 보지 못해 올해는 꼭 지켜 보려고 한다

 

 

 

산이스라지나무의 열매

 

 

 

밀나물(백합과 밀나물속)

뒷산에 선밀나물이 많아 산나물로 먹을 만큼 이지만 같은 밀나물속의 밀나물은 꼭 하나 찾아 냈다

소주골에서는 드문 식물이라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모습을 보려고 주변의 잡목도 제거하고 잘 자라도록 정성을 들였더니

벌레들의 공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밀나물

                   이삼일 지나면 꽃이 피겠지 하고 기다렸는데...

 

 

 

꽃이 필 무렵 찾아 가니 그사이 벌레가 잎을 모두 먹어 버려서 덩굴이 잘 자라지 못하고 있다

벌레들은 새순을 잘라 먹어 더 이상 덩굴이 뻗어나가지 못하고 그냥 주저 앉아 버리고 만다

 

 

 

밀나물의 꽃

 

 

 

참회나무의 열매

6월 초순 계곡의 참회나무가  꽃을 피워 작은 꽃을 찍는 재미로 즐거움을 주더니 열매를 맺었다

가을이 오면 붉은 겉 껍질이 터지면서 노란씨앗이 나와   꽃처럼 예쁜 열매가 될 것이다

 

 

 

참회나무의 열매

 

 

 

참회나무의 열매

 

 

 

큰물레나물(물레나물과 고추나물속)

소주골 여름에 많이 피는 꽃  큰물레나물이 올해 처음으로 꽃이 피었다

 

 

 

 고라니가 수시로 들려 먹어버리는 소주골 뒷산의 나무

나무의 새순이나 초본류 를 마구 먹어 버려 올해는 꽃을 보기가 더 어렵다

지난 겨울의 혹독한 추위로 줄어 들고 고라니 산쥐 다람쥐 벌레 새 ... 으아리는 기세 좋게 새순을 키우더니 몇송이 꽃을 피워 보지 못하고

순이 모두 잘려 나가 겨우 살아만 있는 정도고  지난해 다섯 송이나 피었던 털중나리는 사리지고 없다

그냥 지켜 볼 뿐 대책이 없다 어느해는 꽃이 많이 피는 해도 있겠지 하는 기대를 하면서...

 

 

 

어수리(신형과 어수리속)

우리나라 각처의 산 계곡에 나는 다년초

에누리 라는 이명이 있고 봄에 어린순은 나물로 먹는다

 

 

 

                  어수리

                  소주골 주민들이 즐겨 먹는 산나물 중에 에누리취 라고 하는 산나물이 있어

                  향도 좋고 맛도 좋아 따라서 먹기 시작했는데

                  어떤 식물의 어린순인지  알수 없더니  어수리였다

 

 

 

이른 봄 계곡에서 뜯은 어수리 (에누리)의 어린순

 

 

 

이른 봄  어수리(에누리)의 어린순

 

 

 

                  손녀 팽귄아가씨가  좋아 하는 장미는 올해 피는 시기가 늦어져 벌레의 공격을 받지 않았다

                  새로 밭을 만들면서 흙이 높아져  새순을 올리는 시기가 늦어져 꽃도 늦게 피었다

                 

 

 

지난해는  장미가 피기 전 부터 콩풍뎅이가  달라 붙어 마구 먹어 치우던 모습을 생각하면 다행이다

콩풍뎅이가 식욕이 왕성한  시기와 꽃이 피는 시기가 서로 엇갈려 올해는 탐스러운 꽃송이를 피웠다

 

 

 

장미를 좋아 하는 팽귄아가씨는 시험 기간이라 소주골에 들어 오지 못해 사진을 예쁘게 찍어 달라고 주문했다

"팽순아 사진 어때? "

 

 

 

열무의 장다리꽃 과 큰줄흰나비

열무를 미처 뽑아 먹지 못해 그냥 두었더니 꽃이 핀다

씨앗을 만들면 종자로 쓰고 싶다

 

 

 

장다리꽃

 

 

 

쥐똥나무와 어리호박벌

 

 

 

쥐똥나무와 어리호박벌

 

 

 

잠자리가지나방

나방은 밤에 활동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낮에 활동하고 쥐똥나무 꽃에 며칠을 날아 다녔다

 

 

 

큰줄흰나비

 

 

 

왕세줄나비(네발나비과)

앞날개  길이 35 ~ 45mm의 큰나비다

 

 

 

꽃에 앉지 않고 빠르게 활동하는 은판나비가 나타났다

해마다 이맘 때면 무리지어 나타나 건물의 벽에 붙어 있거나 집 주변에서 어지럽게 날아 다닌다

무늬도 예쁜 큰 나비지만 꽃에 앉지 않고 빠르게 활동해서 접근이 어렵다

 

 

 

은판나비가 나타나는 여름날이 되었다

 

 

 

해가 들지 않을 만큼 울창한 숲

골안개 가득한 소주골 아침 저녁 내리는 촉촉한 안개비 때문에 이끼도 많다

여름이 되면 꽃이 없다고 했더니 그곳에서도 살아가는 식물이 있다

어떤 환경에나  적응하는 생명이 있다는 것을 알아가는 것은 기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