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자운영블로그
소주골에 살기/소주골에서 살기

골안개 가득한 소주골

by 자운영영 2010. 5. 27.

 

 

며칠 비가 내리더니 계곡에 물이 많아져 문을 열고 집 밖을 나서면 물소리가 요란하다

카메라에 비옷을 입히고 사람도 비옷을 입고 등산화(언제나 등산화를 신는다)를 신어야  하니 문을 열고 나서는 일이 번거롭기는 하다

기온을 따라 피어오르는 안개는 비단 폭 처럼 넘실 거리며 골안으로 들어와 머문다

뭉개 뭉개 안개가 피어오르면  대부산을 지우고 짙푸른 숲도 지우고  나뭇가지 사이에 걸려 멈추는 것 처럼 느껴진다

 

 

 

용천 1리 사나사 들어가는 길목에서 바라보는 용문산 전경

오른쪽의 뾰죽한 봉우리가 백운봉이고 왼쪽의 안개가 올라오는 곳 중에 우리집이 있다

이른 새벽 출사길에 용문산 방향을 보면 소주골은 항상  안개가 있는 것 처럼 보인다

 

 

 

 

큰골에서 올라오는 골안개

 

 

 

비라도 내리면 대부산은 늘 안개속에 있다

갑자기 안개가 부풀어 소주골을 삼키고 부우연 장막을 만들어 버리기도 한다

 

 

 

애기괭이눈은 씨앗을 만들었고 바위에 뿌리를 내려 장마철에도 떠내려 가지 않고 잘 견뎌 내년 봄에 다시 꽃을 피울것이다

 

 

 

미나리냉이는 하필이면 비가 올때 꽃이 피기 시작해 꽃망울이 터지는 순간의 예쁜 모습을 보지 못했다

 

 

 

생강나무잎은 참새 혓바닥 만할때 따서 덖으면 작설차(雀舌茶)가 되고 숫가락 만 할때 따서 장아찌를 만들어야 맛이 좋다고 해서

올해는 서둘러 장아찌를 만들었더니 솜털이 있어서 씹는 느낌이 텁텁해 상큼한 맛이 덜 한것 같다

지난해에는 이맘때 쯤 부드러운 잎만 따서 만들었는데 시기를 놓치지 말고 다시 만들어야 겠다

 

 

 

지난해 곤줄박이가 모두 먹어 버린 쪽동백은 올해도 많은 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있다

지금 곤줄박이는 우리집 이층 나무 데크 아래에서  알을 부화 중이다

 

 

 

쪽동백(때죽나무과 때죽나무속)

 

 

 

                   참회나무와 벌레

                   꽃이 피는 동안 매일 아침 해뜨는 시간에 사진을 찍게 했던 참회나무가 열매를 맺었다

 

 

 

                   벌레가 참회나무의 열매를 모두 먹어 버렸다

 

 

 

은방울꽃이 뒷산 숲가에 자생하고 있는데  봄에 싹이 올라오면서 부터 벌레가 먹기

시작해 꽃이 필때 사진을 찍어 보면  온전한 것이 없다

 

 

 

은방울꽃(백합과 은방울꽃속)

 

 

 

은방울꽃에 앉은 청가뢰(딱정벌레목 청가뢰)                                                      

 

 

 

큰꽃으아리 꽃대가 올라 오길래 꽃이 피는 모습을 제대로 보고 싶어 하루에도 몇번씩 찾아가 벌레를 쫒아 냈다

그렇게 했어도 어느새  벌레가 먹은 자리가 있어 걱정을 했더니 한쪽이 성치 않은 꽃이 폈다

 

 

 

꽃봉오리 속을 파 먹거나 봉오리가 아주 사라지는 일도 많아 한쪽 꽃잎이 찌그러지기는 했지만 꽃이 펴서 고마웠다

소주골은 벌레가 남겨 줘야 꽃도 핀다

 

 

 

큰꽃으아리(미나리아재비과 으아리속)

그래도 올해는 처음 피는 큰꽃으아리를 볼수 있어 몇번이고 사진을 찍었다

 

 

 

                    은대난초(난초과 은난초속)

                    숲이 울창한 곳에는 키작은 식물들이 잘 자라지 못하는데 은대난초가 몇포기 있다

                    

 

 

                    은대난초도 어느새 벌레 구멍이 났다

 

 

 

둥굴레(백합과 둥굴레속)

 

 

 

 둥굴레

 

 

 

각시괴불나무(인동과 인동덩굴속)

중부 이북의 산록의 숲 속에 나는 낙엽 관목

산으로 들어가는 곳 낮은 곳에 자생한다

 

 

 

각시괴불나무

 

 

 

각시괴불나무

 

 

 

                   산사나무(장미과 산사나무속)

                   우리나라 각처의 개울 둑 마을 부근에 나는 낙엽 관목

                   열매는 약용 또는 식용한다

 

 

 

 

 

 

 

산사나무

찔광나무 라는 이명이 있고 우리나라나 중국 일본에서 약용 뿐 아니라 요리에도 사용한다

우리나라에서  비싼 케이크에 데커레이션으로 장식한 산사나무 열매를 본 일이 있다

그러나 소주골의 산사나무 열매는 몇면 동안 먹을 만큼 성하게 익은 열매를 본 일이 없다

모두 벌레와 새들의 몫이다

 

 

 

고광나무(범의귀과 고광나무속)

산골짜기에 나는 낙엽 관목

 

 

 

두릅나무

꽃이 필 때 모여드는 곤충과 가을에 씨앗이 익으면서 산속의 모든 새들을 불러 들여 두름나무가 자라는 모습을 보면 즐겁다

올해 키가 큰 몇나무는 통통하고  먹음직스런 두릅나무의 순을 따 먹지 않았다

 

 

 

노린재나무(노린재나무과 노린재나무속)

 

 

 

뽕나무

지난해 열매를 달았을때 추위가 와서 열매가 모두 떨어져 올해 주렁주렁 달린 오디를 바라보는 마음도 불안하다

단 한알의 열매도 남지 않았던 지난해의 일을 되풀이 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애호박 보다는 여름 철에 먹는 호박잎 쌈이 먹고 싶어 작정을 하고 호박을 심었다

지난해 농사를 망친 경험이 있어 올해는 좋은 흙을 가져다 채웠고 퇴비도 사다 뿌렸다

 

 

 

5월 7일 호박 모종을 사다 심었더니 다음 날 사라지고 없어 땅을 파보니 무엇이 먹었는지 순을 다 잘라 먹었다

다음 날 다시 모종을 사다 심었는데 또 사라지고 없다

 

 

 

낮에는 괜찮았는데 밤이 지나고 나면 사라져 저녁 해가 지기 전에 집에 있는 것들을 찾아 덮어 놓았다

며칠을 반복하고 나니 더 이상 호박순이 사라지지 않았다

새순을 잘라 먹는 벌레도 있고 다람쥐도 잡식성이라 꽃과 새순까지 먹는 다고하니... 무엇보다 밤에만 먹고 일정지역에서 먹으며

한쪽으로 모아 간다는 것에서 다람쥐의 소행으로 보인다

지금은 먹을 것이 많아 졌는지 호박순은 잘 자라고 있다

 

 

 

                  얼갈이 배추

 

 

 

                    열무

 

 

 

들깨

 

 

 

상추

 

 

 

고추

 

 

 

                    토마토

                   작은 텃밭을 만들어 뿌린 씨앗들이 잘 자라고 있다

 

 

 

소주골에 새로 선을 보이는 파랑새

멀리 전선에 내려 앉는 낮선 새가 보여 사진을 찍어 보니 파랑새다

여름철새 라고 하는데 올해 소주골에서 새끼를 키울 생각이 아닐까 하고 짐작으로 좋아 하고 있다

 

 

 

박새가 어디선가 알을 부화 중이다

주변을 맴돌고 있는 새들 중 하나다

 

 

 

노랑할미새

지붕위나 전선주에 앉아서 망을 볼때면 알을 부화했다는 것일게다

좀처럼 한곳에 머물거나 자신을 노출하지 않는 (짧은 시간 옮겨 다닌다) 작은새들이 새끼를 기를 때나 맛있는 먹이가 있을때

자신을 노출시키는 것을 볼수 있으니까

 

 

 

딱새수컷

이층 나무 데크 아래 틈사이에는 새 아파트 처럼 몇쌍의 새들이 새끼를 까고 살고 있다

한해 여름 동안 몇번이고 새들이 새끼를 부화해서 이주하는 모습을 봤다

 

 

 

어느새 소주골은 짙푸른 숲의 활기가 넘친다

습기 촉촉한 숲속에는 키작은 식물도 벌레도 새들도 제 각각 열심히 살아 가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