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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운영블로그
소주골에 살기/소주골 곤충 새 동물

딱새가 둥지를 떠나는 날

by 자운영영 2009. 8. 12.

 

 

지난 6월 딱새가 새끼를 까고 뒷산으로 이사를 하고 개암나무 옆에서 만난 일이 있은 후

한동안 집 주변에서 딱새를 보지 못했었다

 

다시 아랫집 전깃줄에 딱새암컷이 나타 난 것은 20일 쯤 지난 후 였다

책을 보니 새끼를 부화 한 후 수컷이 암컷을 내 쫒는 다고 했기에 쫒겨난 암컷인가 생각했다

 

 

 

그리고 다시 일주일 후 먹이를 잡은 수컷이 보이기 시작한다

뭐야~ 벌써 새끼가 부화를 했다는 것일까 아니면 암컷을 유혹하는 것일까

 

 

 

벌레를 잡아서 제가 먹지 않고 물고 다니는 것은 먹여 살려야 할 새끼가 있다는 뜻인데

새들이 둥지를 잘 만드는 윗층 마루 베란다와 아랫층 사이를 자주 들락 거리기는 해도 눈치 채기가 쉽지 않다

 

 

 

숲이 울창하고 벌레도 흔하지만 잘도 잡아 온다

 

 

 

7월 25일 부터는 암컷도 나타나서 벌레를 잡아 나르기에 여념( 餘念)이 없다

 

 

 

7월 28일 이사진을 찍고 설악산을 다녀왔다

일박이일 기행을 다녀와서 7월 30일 수컷딱새가 보이지 않는다 암컷만 여전히 벌레를 잡아 날랐다

6월에는 암수 두마리가 새끼를 뒷산 숲으로 이주 시키고 같이 있는 것을 봤는데... 어찌 된 일인지 궁금하다

작은새를 잡아 먹는 육식조류가 잡아 간 것이 아닌지 아니면 자기 할 일이 끝났다고 미리 사라져 버린 것일까

 

 

 

7월 31일 아침 천정의 높이에 있는 둥지에서 새끼 한마리가 바닥으로  내려와 있다

새집 부스러기가 있어서 설악산 간 사이에 모두 사라지지 않았나 했더니 형들이 먼저 나가고 동생들이 남은 것 같다

문을 여는 소리에 숲으로 날아 간다

 

 

 

어미를 기다리고 있다가 어미새가 나타나니 숲속으로 조금씩 날아서 어미를 따라 뒷산으로 갔다

 

 

 

한마리씩 안전하게 이사를 시키는 것 처럼 보인다

소리를 내서 새끼를 부르고 조금씩 앞장서서 날아간다

 

 

 

둥지가 있는 곳을 처다보니 동생이 다음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새는 조금이라도 날아갈 만큼 자라면 안전한 숲으로 이주는 하는 것 같다

번지 점프하는 만큼 두렵겠지,  태어나서 처음으로 날아야 하니까

 

 

 

지켜보고 있으면 내려오지 못해 일부러 자리를 피해 모른 척 해 주니 어느새 내려와 있다

아직도 동생이 남아 있어 기다리고 있다

 

다시 자리를 비켜주고 잠시 모른체 외면한후 돌아와 보니 두마리가 다 사라지고 보이지 않는다

그사이 이녀석들이 어디로 사라졌지...

 

 

 

잠시후 어미가 나타나서 난리가 났다

요란하게 부르는 가 하면 다리를 쪽 뻗고 버티고  눈앞에서 위협적인 울음소리를 내며 날아 다닌다

"나는 아무짓도 안했거든..."

 

 

 

아주 조그만 녀석이 위기라고 생각했는지 무섭다

평소하고는 너무 다르다

 

 

 

수로에 있는 낙엽속에 숨었다가 나타나는 새끼들

두마리가 다... 둥지에서 내려온후 어미가 올 때 까지 안전하게 숨어 있으라고 " 누가 말했나? "

 

보통 다섯개 정도의 알을 낳는 것을 생각하면 이미 두마리가 둥지를 내려와서 뒷산으로 이주를 했고

오늘 세마리가 차례로 내려와 이주를 하는 것 같다

 

 

 

빨리 날지도 못하고 걷지도 잘 못하지만 ... 그 영리함이라니

 

 

 

큰녀석은 뒷산 숲속에 이사한곳으로  어미를 따라 갔지만 막내는 나는 힘도 부족해서 잘 따라 가지 못한다

 

 

 

 

변덕스러운 날씨에 한줄기 소나기가 내렸다

막내는 대책없이 비를 맞으며 목을 길게 느리고 있다

비가 많이 내리는 동안은 어미도 나타나지 않는다

 

소나기가 멈춘후 문을 닫고 바라보지 않으니 몇시간후 모두 사라졌다

어미가 와서 데리고 갔을 것이다

 

 

 

며칠후 노랑망태버섯을 보러 뒷산으로 올랐더니 어미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새끼들에게 누가 왔으니 숨어라 하는 경보음 과 같은 것이고 소리나는 근처를 가만이 보면 숲속에서 움직이는 새끼가 보였다

멀리서 봐도 그사이  깃털도 자랐고 소리를 내지도 않고 숨을 죽이고 꼭꼭 숨었다

 

 

 

며칠이 지난 8월 7일 길가에서  혼자 다니는 딱새 암컷을 만났다

수컷은 아직 보이지 않아서 찾고 있는 중이다

어느날  아침 일어나면  아랫집 전깃줄에 앉아 있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