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패산(賜牌山)에서 보는 송추남능선의 여성봉과 오봉, 그 넘어로 상장능선과 영봉이 겹쳐 보이고 보는 자리에 따라 순서를 바꾸는 삼각산이 영취봉에서 백운봉 인수봉 만경봉의 순으로 줄을 섰다
서울의 등산인들이 모두 그렇듯이 서울 근교산을 몇년이난 다녔는지 알지만 몇번이나 다녔는지는 모른다
그중에도 겨울이 되면 사패산의 조망을 보지 않으면 숙제 못한 아이들 처럼 찜찜하고 수다스럽게 사패산 산행을 연발한다
사패산(552m) 암반에 서면 포대능선에서 자운봉이 있는 도봉주봉과 오봉 여성봉 삼각산의 세봉우리와 영봉 상장능선까지 파노라마로 한눈에 모두 들어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광이라 사진을 찍어도 그렇고 눈으로 봐도 어두워서 눈이 많이 내린 다음날이나 날씨 좋은날 석양을 받고 빛나는 암봉이 아니면 뚜렸한 선을 보기 힘들어 눈이 많이 내리기를 기다린다
긴 사패능선위로 649봉과 포대능선
올해는 비교적 눈이 많아 겨울 초에는 남쪽에 한겨울에는 영동에서 폭설이 내렸다고 야단법석(野檀法席)을 떠었지만 서울에는 눈이 내렸는가 하면 어느새 녹아서 다음날이면 잔설만 남고 지금은 연일 영하의 날씨에 한강이 결빙을 했다는데도 산에는 쌓인 눈이 별로 없다
오늘의 날씨는 맑음. 날씨정보에 구름도 없이 태양만 그려져 있었다
공해 때문인지 햇빛을 받고 습기가 끼고 있는 것인지 맑은 조망을 본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어쩌랴 별러서온 사패산이니 올 겨울의 사패산 산행은 더 이상 미련을 두지 안겠다고 생각한다
송추폭포를 품고 있는 송추북능선위로 오봉과 여성봉 그리고 삼각산
사패산의 크고 넓은 암반
멀리서 보면 하나의 커다란 암반이 사패산의 정상이다 가운데 소나무가 자라는 부분이 있어 어린 시절 실을 감던 사각의 실감개를 연상시켜 개인적으로는 사패산과 실감개를 동시에 떠올린다
왼쪽으로 원각사와 원각폭포로 올라 사패산으로 가장 빨리 오르는 길이 있지만 구파발역에 버스를 타고 송추에서 내려 걸어야 한다
사패터널에서 나온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가 시원하게 뻗어있다
장흥면
불곡산의 암봉이 보일 만큼 가까이 보인다
사패산에서 보는 의정부시
사패산에서 보는 수락산
회룡폭포
폭포옆 의 축대와 콩크리트 길이 나지 않았으면 얼마나 아름다웠을까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곳이다
회룡사를 여러해 동안 중축을 해서 길도 좋아 지고 주변 정리도 잘 되었지만 다리 난간 아래로 흐르던 맑고 세찬 물줄기는 힘을 잃었고 경관은 아름다움을 잃었다
물길을 따라 파인 암반의 모양으로 볼때 예전에는 얼마나 많은 물이 힘차게 흘렀는지 짐작이 간다
집채만한 넓은 암반으로 덮힌 계곡에는 맑은 물이 넘치도록 고였다가 주채하지 못하고 몸을 틀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순해진 물길로 여름에는 이끼가 끼일 만큼 멈추어 있다
누가 그 흐름을 왜곡(歪曲)시켜 폭포가 폭포다움을 잃어 버리게 했는가
바닥에도 누워있고 계곡옆으로 서있는 큰바윗돌들이 흩어져 있어 빼어나게 아름다운 회룡계곡은 서울의 근교에 있고 포장도로 옆이라 더 이상 관심을 끌지 못한다
참으로 인색한 서울하늘의 눈이다
폭설이 내렸다면 교통난이나 각종사고 로 가슴이 덜컹 하고 걱정이 되지만 그래도 주변 산에는 겨울 다움을 찾아 주면 좋지 않을까
푸근하게 내리는 눈을 경험하지 못하니 안타깝다
머리위로 하늘이 보이기 시작하면 길은 경사가 급해진다
회룡골은 암릉이 없어 완만하지만 어떤길이라도 수고를 하지 않고 정상에 오르는 길은 없다
계단이 얼마나 되는지 알수 없지만 쉬지 않고 올라와 이계단이 끝나면 다리에 힘이 빠진다
가뜩이나 시원치 않은 다리로는 더욱 힘이 든다
오래전 철계단이 없었던 시절을 생각하면 시간도 절약이 되고 힘도 덜드는 산행인데 지금은 마치 계단 때문에 힘이 드는 것 처럼 생각이 드니 힘에 겨우면 핑계가 생각 나는가 보다.
흙모래가 줄줄 흘러내리던 길에 돌계단이 놓인 것도 몇년 전의 일이다
여기서 부터 사패능선에 오를때 까지는 숨이 꼴딱 넘어 간다
사패능선에 올라와서 만나는 이정표
안골 부터는 의정부쪽이고 교통편이 좋지 않아 전철로 회룡역에서 회룡골을 올라간다
회룡골에서 사패산은 마치 옆에 있는 것 처럼 느껴지지만 사패능선을 30분 정도 걸어야 한다
사패산
사패능선과 회룡능선이 만나고 원효사 암릉길로 올라와 만나는 649봉이 뾰족하게 솟아 보이고 그곳은 포대능선이 시작되는 곳이다
사패산(552m)정상
한눈에 들어오는 시야가 거칠것이 없는 시원한 조망, 도봉주능선이 파노라마로 보인다
펑퍼짐한 암반으로 된 사패산의 정상은 많은 사람들이 쉬어가도 남는 공간이 있을 만큼 넓다
도봉주능선에서 멀어 비교적 한산해서 찾는 이만 찾아오던 사패산이 지금은 너무 많은 사람들이 다녀서 등산로가 시장바닥처럼 변해가니 그것도 걱정이 된다
북한산 국립공원은 이제는 오르지 말고 바라보는 산으로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산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고민일 것이다
잡목에 가려서 분명하지 않은 사패산
사패산을 내려와 회룡골로 되돌아 가려고 계획했으나 사패산 산행이 처음인 아들이 사패산의 원거리(遠距離)모습을 보고 싶어해서 하산길을 망월사쪽으로 잡았다
도봉산의 능선은 요철이 심해서 앞에 보이는 봉우리로 이동을 하려면 깊이 내려 앉았다 다시 솟구치기를 자주한다
회룡골 하산 지점에서 649봉까지 가는 동안 능선에서 벗어나 계곡으로 들었다가 긴 계단길을 올라야 했다
649봉 전의 전망대에서 오후의 햇살에 빛나는 사패산을 본다
사패능선이 시작되는 곳
사패산은 백두대간의 추가령지구에서 뻗은 한북정맥이라고 써있다
추가령구조곡(楸哥嶺構造谷)
원산·추가령·평강·전곡·서울을 이은 선을 따라 거의 남북방향으로 발달된 저지대.
추가령(599m)은 강원도(북한) 세포군에 원산시에서 남쪽으로 있는 낮은 고개이다. 서울-원산 간에는 이 구조곡을 따라 철도와
도로가 개설되어 있다
추가령구조곡은 2개의 단층 사이의 지대가 함몰하여 생긴 지구(地溝)로 해석된다
(이상은 추가령구조곡이라는 말이 궁금하여 찾아본 자료다)
649봉
원효사에서 암릉을 지나 주능선에서 만나는 649봉
내려다 보면 평범해 보이는 원효사길
포대능선과 도봉산의 주봉인 자운봉
망월사로 하산하는 지점에 와서 간이식을 먹는다
어둡기전에 하산할수 있다는 가늠을 한후 잠간의 여유를 가지고 포대능선으로 쉴새없이 지나가는 산객들을 본다
아들과 나란히 앉아 있노라니 자꾸만 카메라를 눌러 댄다
옆에서 가까이 찍으면 잘 안찍히는데 하고 생각했더니 전신을 잡았다
산행을 하기에는 늦은 시간 회룡골에서 오후 1시에 출발해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649봉에 오니 서쪽으로 기우는 햇빛을 본다
항상 부우연 가스로 희미하던 경관이 일몰전의 밝은 햇빛을 받고 암봉이 빛난다
수락산터널
망월사
망월사
망월사 극락보전 외벽
원도봉 계곡의 두꺼비바위
둥글게 매달렸던 바위의 반쪽이 떨어져 아래에 나동굴고 있는 모습만이 들어 오는데 암벽에 붙어 있는 반쪽의 모습이 두꺼비를 닮았단다
지도에도 나오는 두꺼비바위다
두꺼비 바위 턱밑에서 떨어져 나온 바위가 계곡에 있다
원도봉계곡은 아름다운 바위와 물이 맑은 계곡으로 알려져있다
애림록화
산림을 사랑하자는 구호다
산림록화와 크게 다른 말은 아니지만 한국전쟁후 5,60년대를 산 사람들이 쓰던 구호(口號)다
그시절의 분이 썼거나 아니면 그시절에 쓰여 진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잘 생긴 바위에 생각없이 마구 쓴 글씨도 그렇고 지나면서 옛생각이 나는 글귀였다
'산행 > 명산 근교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행중 만나는 호수 내변산 쌍선봉 (0) | 2008.02.22 |
---|---|
양주의 진산(鎭山) 불곡산(佛谷山)) (0) | 2008.02.17 |
금정산(金井山)에서 보는 낙동강과 영남알프스 (0) | 2008.02.04 |
용마 검단산에서 팔당호를 조망한다 (0) | 2008.01.28 |
호명산 주발봉에서 보는 청평호와 의암호 (0) | 2008.0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