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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운영블로그
산행/백두대간

눈내리는 덕유산 산행

by 자운영영 2006. 12. 18.

 

덕유산 토옥동에서 올라 주능선으로 합류하는 월성치

올해 세번째 올라온 월성치. 처음 5월에 토옥동에서 월성치 삿갓봉 무룡산 동엽령 칠연계곡으로 가는 백두대간에 이어서 가을 장수덕유에서 남덕유를 내려서 토옥동으로 가는 길에 지나간 월성치에 오늘은 눈이 내린다는 일기예보와 산악회의 덕유산 산행이 맞아 떨어져 무조건 떠나왔다

눈이 내리는 덕유산 산자락을 보고 싶을 뿐 어디에서 어디로 갈것인가는 중요하지 않았다

 

 

 

잠실에 버스를 타러 새벽길을 나오니 도심에도 흰눈이 내려서 쌓여 온세상이 눈으로 덮혔다 

아파트에도 거리에도 산행을 하지 않는 다면 주변경관을 찍으러 다녔어도 보기드문 아름다운 눈경치를 찍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든다

 

 

서울을 떠나 고속도로에서 계속내리는 눈경치를 감상하기도 했지만 여러건의 교통사고를 목격하기도 해서 눈이 낭만적이기만 한것은 아니라는 두려움을 가지고 산행들머리인 양악저수지 아래에서 하차한다

 

 

 

교통량이 많은 고속도로를 벗어나니 눈이 녹지 않고 쌓여 버스가 더이상은 갈수가 없다고 토옥동 아래 양악저수지 밑에서  내려 놓는다 산으로 가는 사람들 마음은 산가까이서 내리는 것이 좋은데...

 

 

 

좁은 버스에서 아이젠이나 스패츠 찬바람과 눈을 막을 자켙 스틱 등등... 정말 꾸물거릴 일이 많은데 어찌된 셈인지 산악회 회원들은 내리기만 하면 산으로 간다

가면서 장비를 정리하는 사람들도 있고 견딜수 없을 때 까지 무방비상태로 가는 사람들도 있고 ...

그렇게 무방비로 산행에  참여할수 없는 상대적으로 열악한 우리들은 그래서 처음부터 난관이다

 

 

 양악저수지

 

 

장비를 정리하는 사이에 멀어지는 회원들을 보면서 후미에서 능력것 가기로 작정한다

애초에 눈구경을 보고 싶어 참여하는 산행인 만큼 허둥대지 않으리라 마음 먹는다

 

 

 

낮익은 토옥동 들머리

 

 

 

 

 

 

카메라 습기 때문에 거액의 수리비를 지불했기에 이제는 조심해서 쓰겠다고 작정했는데 눈이 펑펑 내리니 찍고 싶은 마음을 억제하지 못한다

 

 

 

어디를 봐도 모두 아름답다

 

 

 

떡가루 같은 고운 눈이 내려 눈꽃이 핀 잡목숲

 

 

 

회원들의 대열에서 많이 뒤 떨어져 짧은 겨울해와 높은 덕유산에서 월성치에 올라 삿갓재로 내려온다고 하더라도 올라가는 토옥동 계곡이나 내려가야하는 원통골의 길이를 생각할때 만만치 않은 산행거리다

 

 

 

눈꽃 터널속을 지나가는 기분은 모든 불편과 추위를 감안해도 너무 멎진 산행이다

 

 

 

하절기에 내를 건너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는데 돌위에 얼어 붙은 눈때문에 미끄러져 얼음물속에 빠지는 회원들도 있었다

 

 

 

 

 

 

 

 

 

 

 

 

 

 

 

 

 

 

 

미끄러운 바위를 지나가는 지점에서 마주친 반대편 산꾼들은 눈이 많이 내려 올라왔던 곳으로 되돌아 내려간다고 했다

 

 

 

대열을 지어 가는 중 되돌아 한컷을 찍는다

미끄러워 넘어지기도 하고 그저 앞으로 진행하기도 힘이 드니 모여서 사진을 찍자고 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몸에 걸친 장비를 헤체해야하는 어려움도 있어 보이는데로 몇장 찍을수 있을 뿐이다

 

 

 

 

 

 

 

 

 

 

 

 

 

 

 

 

 

 

 

 

 

 

 

 

월성치

하절기에 이곳에서 올라오면 아늑해서 점심을 먹었는데 바람피할곳을 찾아서 더운물과 식사를 한다

추운 겨울일수록 더운물과 식사를 해야 덜 춥다는 것을 생각해서 무거워서 잘 싸지 않던 더운 밥을 싸가지고 갔다 손이 너무 시려서 (장갑은 너무 투박해서 ) 급하게 먹고 다시 길을 떠난다

 

 

 

월성치에서 올라 전망바위에서 내려다보는 설경

 

 

 

월성치

머물러 있기조차 힘든 월성치에서 다음 진행을 위해 서둘러 식사를 하고 두꺼운 장갑으로 중무장을 하고 방한용파카의 모자까지 깊숙히 눌어 썼지만 뒤돌아보는 월성치가 너무 아름다워 카메라를 꺼낸다

그러나 두컷만 찍으면 날씨가 너무 추워 카메라의 전원이 나가 버린다

 

 

 

 

 

 

 

 

 

삿갓봉을 지나는 동안 멀지 않은 등산로가 평소의 몇배쯤으로 길게 느껴진다

잘 알고 있는 길인데도 눈이 내리면서 쌓이니 아주 낮선 길 처럼 보인다

 

 

 

곱게 쏟아지는 눈가루가 추운날씨 때문에 모두 달라 붙어 설탕에 버무린 강정같다

 

 

 

한장 찍으면 카메라 전원이 꺼지고 앞선 사람들은 저만큼 가고...

 

 

 

 

 

 

 

 

 

 

 

 

 

 

 

 

 

 

삿갓재 대피소가 보인다

폭설이 내려 사실상 입산통제가 되기 때문에 산장은 비어있었지만 취사장이 열려있고 벽에 걸린 전기난로를 쓸수있어 잠시동안 몸을 녹일수 있었다

대피소가 꼭 필요한날 제구실을 한 셈이다

 

 

 

 

 

 

 

삿갓재 대피소에서추위를 녹이고 지나오면서 불편했던 것들을 보충하고 원통골로 내려왔다 

카메라의 건전지를 바꿨지만 하산길이 더 미끄럽고 산속에서 어느새 어두워지는 짧은 해가 불안해 더이상 사진을 찍을 엄두를 내지 못한다

 

 

 

눈이 멈추어서 먼산에 쌓인 눈도 보인다

걸어내려 오면서 보이던 능선은 무룡산 자락이 아닐까 생각되고 능선일수록 하얗게 쌓인 눈이 지나온 삿갓봉에서 본 것 처럼 얼어붙은 상화와 그위에 내린 눈이 다시 얼어 붙는 눈꽃일것같다

 

 

 

 

 

 

 

원통골을 빠져나와 원통사 표지기가 보이는 곳에서 처음으로 단체사진을 찍어본다 (영영님의 사진)

 

 

 눈이 많이 내려 버스가 올라오지 못하고 고속도로 진입로가 가까운 곳에 본부가 있다고 하니 오늘의 산행은 몇km의 거리가 늘어난 셈이다

마지막 힘을 내서 걸어내려 왔을 땐 이미 어둠이 찾아왔다  힘들었지만 만족한 눈산행을 했다는 만족감으로 기분 좋게 버스에서 잠이 들어 서울로 되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