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불 꼬불 한 산골길에 휘발유냄새가 나는 차안 공기, 거칠게 몰아가는 버스 기사님의 운전 솜씨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좌석
차로 이동하는 것이 산행 만큼이나 익숙한 몸 인데도 멀미가 났다
회원들을 보내고 버스에 남아서 늘어저 버릴까 하는 생각이 날 정도로.
그러나 아는병이 아닌가
불안은 무엇인지 모를때 생기는 법
천천히 걸으며 심호흡을 하면서 걷는다
시간이 해결하겠지, 뒤돌아 보니 아침안개에 쌓인 첩첩산중에 고개마루에서 산속으로 들어간다
매번 느끼는 것 이지만 빨려들듯이 사라진다는 표현이 참 적절하다
많은 산꾼들이 일사불란하게 사라진다 발걸음을 잠시 멈추면 후두둑 소리를 내며 지나처 간다
무엇이 그렇게 황급히 빨아들이는 것인지 ...
정한 시간안에 목적지 까지 걸으면서 자기가 얻고 싶은 것을 챙기겠다는 것에는 같은 마음이라 이해가 간다
문득 나도 그렇게 하지 않으면 하산할때 낭패가 될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찬공기가 몸을 빨리 회복시켜준다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한다 나직한 관목 숲 사이로 산죽이 깔려있다
23km 가 넘는 긴 산행 동안 처음 부터 끝까지 관목과 산죽이 있는 오솔길을 30개가 넘는 봉오리를 넘고 또 넘고 그런 산행이었다
멀리 설악이 보이고 멀리서 보면 삼각형이 뚜렸한 점봉산을 바라보면서 왼쪽으로 아침가리 , 연가리 골의 골짜기도 살짝보이고 짐작이 가지 않는 인가가 보이기도 하고
진드기가 많아서 지나가는 나그네를 괴롭힌다는 정보에 하루종일 살을 내놓지 않으려고 더워도 팔도 걷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쇠나드리 근처의 숲은 백두대간 길 중에 좋은 쉼터로 이름이 나 있는데 그곳이 진드기가 가장 많은 곳이라니 어떻게 지나가야 할지
쇠나드리 삼거리에서 탈출로가 있고 두개의 봉을 넘은후 다시 탈출로가 있었는데 그곳에서 조침령 까지는 네개의 봉우리를 더 넘어야 했다
물론 올망 졸망한 작은 봉우리 였지만 지친몸을 하고 가는 마지막 봉우리는 야속했다
그래도 조침령 이정표가 있는 그곳까지는 가봐야지 하는 마음이 있어서 일몰을 보고 어두워지는 산길을 따라 가니 나무로 만든 계단이 있고 이정표가 있다
그런데 돌로 만든 이정표가 있는 쉼터까지는 다시 또 올라가서 확인을 하고서야 일정을 끝냈다
들머리
구룡령에서 처음부터 만나는 산죽밭
이렇게 잎이 넓은 것은 그곳이 습기도 있고 바람도 적다는 뜻이겠다
바람이 많고 추운곳은 산죽이 이렇게 키가 작고 낮게 깔려있다
산에서만 8시간을 걸었는데 산죽이 있고 관목이 있거나 교목이 있는 길을 높지는 않으나 많은 산봉우리를 넘어 걸었다
지나온 대간길
지금은 백두대간을 하는 산꾼이 많아서 쉬어 가거나 길이 갈라지는 곳에서는 이런 흔적을 남기곤 한다 지저분하고 요란하기도 하지만 이정표가 되어준다
갈전곡봉
부러지면 부러진데로
휘면 휜데로 사는 나무들
가는 길에 꺽이고 부러진체로 가지를 뻗고 살아가는 나무를 많이 만났다
아마도 겨울 북풍이 세어서 부러진체로 살아가는 모양이다
멀리 점봉산이.
점봉산 정상에 있던 좁은 잎의 진달래 는 내년에 꽃이 피겠지 놓치지 말고 꼭 봐야지,
고산 정상에 잎은 진달래이면서 꽃이 피는 시기에 보지 못해서 어떻게 피는지 이름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이 많아 늘 궁금하다 점봉산도 그렇고 북설악의 신선봉 능선에도 그렇고 ...
살찐 다람쥐는 아직도 살아 있으려나
곰배령에서 진동리로 넘어오는 구간에 많던 속새와 발에 밟혀서 걸음을 걷기 어려울 정도로 피어있던 애기앉은 부채 , 둥근이질풀 산형과의 큰꽃 ... 지루한 능선길을 걷는 동안 생각나는 것들이다
왕승골삼거리
968봉에 오르면 처음으로 조망이 터진다 앞에 가야할 봉우리 1020봉이보인다
이렇게 생긴 봉우리를 30개 이상 넘었다
(어떤이는 28개 어떤이는 32개 라고 하는데 세어보지 못했다 )
연가리골
쇠나드리 를 출발해서 넘어가는 햇빛에 멀리 설악이 모습을 드러냈다
쇠나드리 갈림길
급하면 이곳에서 내려갈수가 있다 그러나 남은 구간을 보지 않고 가기는 미련이 남아 앞으로 가야 할 길을 짐작해 본다
얼마나 가야 조침령이 나오려나...
거제수 나무
자작나무에 속하는 거제수나무는 키가 크고 수형이 아름답고 수피가 분홍색을 띠고 있어 가던길을 멈추게 한다
사스레나무나 다른 자작나무에 비해서 비교적 남쪽에 산다고 생각 된다
겨우살이
연가리 삼거리에서 쇠나드리 사이에 많은 단풍나무 또는 물푸레나무
일몰
바람불이에서 많은 회원들이탈출을 했다
해가 지고 있었으니까 .
마침내 조침령에 왔다
같이간 회원님이 보내주신 증명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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