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자운영블로그
소주골에 살기/소주골에서 살기

2013 소주골 첫눈

by 자운영영 2013. 11. 28.

 

 

소주골 첫눈

 

가을 다운 가을이 없이

소주골에 겨울이 왔다

 

첫눈이 하루종일 내려

발목이 잠길 만큼 쌓였다

 

 

 

소주골 첫눈

 

 

 

 

 

배풍등

 

앵두나무밑에 배풍등이

돌풍에 휘둘리는 것을 봤는데

다 떨어진 것은 아닌지

그것이 제일 걱정이였다

 

 

배풍등

 

남아 있는 몇알의 빨간 열매

열매위로 눈이 내렸구나

 

눈이 녹기 전에 찍어야 한다

부지런을 떨었는데

하루종일 눈가루가 솔솔 날렸다

 

 

 

으름덩굴

 

남쪽에서는 상록성으로

겨울을 나는 덩굴성 관목

 

색갈이 없는 겨울 뜰에  

초록색의 잎이 화사해서 좋다

 

 

 

산초나무(운향과 산초나무속)

 

뒷산에 산초나무는

올해도 잘 여물어

새들의 일용할 양식이 되었다

 

 

 

소주골 첫눈

 

쥐똥나무 울타리에도

넘칠 만큼 눈이 쌓였다

 

 

 

소주골 계곡

 

올해는 꽃도 별로 좋지 않았고

가을 단풍도 별로 여서

먼 곳으로 돌아다닌 한해였는데 ...

 

 

 

소주골 첫눈

 

 

 

 

 

소주골 첫눈

 

 

 

 

 

소주골 첫눈

 

 

 

 

 

소주골 첫눈

 

단풍이 곱지 않았던 서어나무에도

눈꽃이 다복하게 피었다

 

 

 

소주골 첫눈

 

 

 

 

 

소주골 첫눈

 

 

 

 

 

소주골 첫눈

 

 

 

 

 

소주골 첫눈

 

수시로 하늘이 어두워지고

눈발이 까맣게 몰려와

숲을 덮쳤다

 

어둠속에서 흩날리는 눈

숲속에 홀로 서있으니

눈내리는 소리가 들린다

사르륵 사르륵...

 

 

 

소주골 첫눈

 

여름 날 불빛에 모여드는

하루살이 같은 눈송이가

빛이 없는 숲속이라

잿빛 사선으로 표현되었다

 

소나기처럼 내리고

셔터속도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주골 첫눈

 

 

 

 

 

소주골 첫눈

 

 

 

 

 

소주골 첫눈

 

첫눈 답게 날씨가 푸근해

나뭇가지에 무겁게 올라 앉은 눈송이가

부담스러워 보인다

 

리기다 소나무가 무너질 듯 위태하다

겨울철 폭설에 나무가 쓰러지거나

가지가 부러지는 일은 흔하니까

 

 

 

소주골 첫눈

 

항상 부지런해서

깔끔하게 잡초를 제거하는

아랫집 정원이나

 

잡초 꽃피는 것이나 찍으며

풀도 안 뽑고 사는 우리집이나

눈이 쌓이니 똑 같아서 좋다

 

 

소주골 첫눈

 

하루종일 앞 뒤로  돌아다니며

눈풍경을 찍었다

 

소주골에 들어온 첫해의

가슴 뛰는 행복을 다시 느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