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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운영블로그
한국에 자생하는 식물/한국의 야생화

촛대봉 운해와 세석평전 산구절초

by 자운영영 2012. 9. 10.

 

 

촛대봉의 구름바다

 

붉은 해가 뜨는 시각  촛대봉에 올라

거림골을 거슬러 삼신봉 까지 차오르는 구름바다를 본다

 

 

 

천왕봉(天王峰)(1915m) 앞 바다는

붉은 해에 물든 구름이 파도처럼 일렁인다

중산리와 마야계곡 쪽은 망망대해다

 

 

 

 

촛대봉의 일출

 

삼신봉 연하봉 제석봉 천왕봉...

고산준령으로 난 길은

구름바다에 떠 있는 오솔길이다

 

 

 

지리 능선 어디서나 보이는 

반양봉의 부드러운 곡선이

 

아침 정기(精氣)를 머금은

마루 금 속에 편입되었다 

 

 

 

골안개 가득한 백무동

 

겨우 겨우  한낮의 열기를 식힌

백무동의 골안개가

 

아직은 함부로 일어나지 않고

차분한 푸른빛으로 감도니 좋다

 

 

 

아침 햇살이 만든 뚜렸한 명암에  

몇송이 구절초가 형광빛으로 반짝인다

 

 

 

 

촛대봉 구절초

 

사초속에 숨어서 태풍을 견디었나

구절초 꽃잎이  드물게 말짱하다

 

 

 

산구절초

 

 

 

 

 

 

촛대봉 바위의 산오이풀

 

 

 

 

 

 

세석평전(細石平田)의 산구절초

 

세석평전은 이미 가을색이다

호오리새 산묵새 김의털 ... 구절초 같은 꽃을 몰아내고

평원을 차지한 사초류가 가장 먼저 황금색으로 물들고 있다

 

가장 자리로 밀려 난 산구절초는

척박한 바위에서 겨우 자리를 잡고

제철을 맞아 흰꽃송이를 피웠다

 

 

 

바람에 실려 온 흙바람이

얼마나 긴 세월 쌓여서

한 줌 흙을 만들었을까

 

지난 여름 혹독한 가뭄은 어떻게 보냈는지 

두번의 폭풍우는 또 어떻고 ...

 

꽃은 피울수도  말수도 있지만

살아 남아야 한다

산구절초야...

 

 

 

세석평전(細石平田)

 

척박한 돌밭에서

꽃을 피우는 세석의 식물들

 

키가 작은 눈개쑥부쟁이도 있다지만

구별이 어려우니 그냥 개쑥부쟁이로

 

 

 

세석평전(細石平田)

 

산구절초와 개쑥부쟁이

바람을 막아 줄 작은 엄호물만 있어도

꽃송이는 크고 튼실하다

 

 

 

 

산오이풀(장미과)

 

희미한 배경으로 보여도

영신봉 너머  형제봉 까지

지리산의 능선이 보인다

 

요렇게 바탕화면을 깔고

가을꽃을  찍어 보고 싶어 

지리로 들었다

 

 

 

산오이풀(장미과 오이풀속)

 

거림에서 세석으로 간 첫째 날

오후빛에 역광으로 산오이풀을 세웠다

 

 

여름 내 가물어 키가 자라지 못했는데

꽃이 필 무렵 태풍 볼라벤과 함깨 온 폭우

 

산오이풀은 붉은 꽃잎이 붙었고

산구절초는 여린 꽃잎을 간수하지 못했다

 

 

키가 한뼘도 안되는 개쑥부쟁이도

꽃잎이 띁겨 날아간 흔적이 보인다

 

태풍에 마구 흔들리며

허공으로 흩어지는 여린 꽃잎이 보이는 듯 하다

 

 

온통 상처 투성이

늘 그렇듯이

 

세석의 야생화들은

살아 있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다

 

 

 

세석평전의 야생화

 

 

 

 

 

 

세석평전의 야생화

 

 

 

 

 

 

산구절초와 작은멋쟁이나비(네발나비과)

 

올해 여름의 긴 가뭄으로

나비나 잠자자리가 보이지 않는다

광각렌즈 들고 겨우 한마리 ...

 

 

 

산오이풀

 

세석에는 구절초나 개쑥부쟁이 만큼

산오이풀이 아름다운 곳인데

 

키도 잘 자라지 못했고

꽃송이도 탐스럽지 못하다

 

 

 

산구절초와 산오이풀

 

 

 

 

 

 

산구절초

 

 

 

 

 

 

과남풀(용담과)

 

용담은 아직은 개화시기가 빠른 듯

입을 열지 않는다

 

맑은 바람이 투명한 햇살을 흔들어

마른 풀잎향이 은근하다

 

 

 

과남풀(용담과)

 

 

 

 

 

 

선좁쌀풀(현삼과)

 

건조한 풀밭에 자생하는 선좁쌀풀

예전이나 지금이나

초본류 사이에 조금씩 분포한다

 

 

 

선좁쌀풀(현삼과)

 

 

 

 

 

 

정영엉겅퀴(국화과)

 

지리산에 많은 정영엉겅퀴

세석에서는 오히려 줄어 든 느낌

길옆에 몇 포기 보이는 정도

 

 

 

고목위에  일엽초

 

 

 

 

 

 

개쑥부쟁이(국화과)

 

 

 

 

 

산구절초와 산오이풀

 

 

 

 

 

 

개쑥부쟁이

 

 

 

 

 

 

세석평전

 

 

 

 

 

 

산오이풀

 

 

 

 

 

 

세석평전의 산구절초

 

 

 

 

 

 

세석평전

 

태풍과 폭우가  쓸고 지나간 흔적은

곳곳에 상처로 남았고

 

거센바람이 흔들어 놓은 꽃잎은

온전한 것이 없어 세석의 가을꽃은 초라하다

 

상처 조차 고산야생화의 모습이라

발길을 돌리지 못하고 한동안 머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