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는 태양을 닮은 큰 얼굴에 노란 설상화가 가장 자리에 만 있는 키가 큰 것이 좋다
동네 가까운 곳 텃밭 주변에 몇포기 있으면 좋고
산모퉁이 자갈밭에 마땅히 심을 것이 없어 무성하게 재배하는 것도 좋다
해바라기 심던 시골 풍경은 농촌의 발전으로 보기 어렵고
비슷한 풍경이라도 느끼고 싶어 해바라기 마을을 찾았다
해바라기는 귀화종 이거나 일년초로 재배하는 식물이다
자생하는 종류는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자연 환경에서 친근하게 어우러지는 식물이다
열매를 먹기도 하고 식용유로 사용하기도 한다
태백시 황연동 구와우마을 해바라기밭
해바라기에 조흰뱀눈나비가 메달려서 가까이 다가가도 달아나지 않는다
함백산 언저리에는 산제비나비 은줄표범나비도 많지만 조흰뱀눈나비가 유난히 많이 보인다
구와우 마을의 해바라기밭
해바라기를 즐겨 그리던 반 고호(네덜란드의 화가)의 그림도 생각 나지만
그림에 관해서는 아는 것이 없어서 좋다고 하기도 어렵고
어린 시절 즐겨 읽던 함형수의 해바라기의 비명이라는 시를 떠 올린다
가장 자리에 설상화의 모습이 뾰족한 해바라기
1950년대 신태양사가 발간한 오래된 시집 "찔레꽃 필 무렵"
시인 소설가들이 추천하는 시에 해설을 달아 이해를 쉽게 해주던 시집이다
전쟁 후의 어려운 시절
시골 중학교 2학년 여름 외갓댁을 다녀 오면서 외할머니가 주신 차비에서
평소에 가지고 싶었던 시집을 샀다
교과서 관력 서적이 아닌 시집을 산다는 것은 파격이라
오랫동안 숨어서 몰래 읽던 책이다
함형수의 해바라기의 碑銘(비명)은 오랜 세월 즐겨 읽는 애송시 중에 하나가 된다
몇 페이지 안되는 작은 책이지만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아도 아름다운 시를 쓰던 많은 시인들을 만났던 책이라
이사를 할 때 마다 정리 하고 버리던 많은 책들 중에 아직도 살아 남아있다
해바라기의 비명(碑銘)
- 시인 咸亨洙 -
나의 무덤 앞에는 그 차거운 빗돌을 세우지 말라
나의 무덤 주위에는 그 노오란 해바라기를 심어 달라
그리고 해바라기의 긴 줄거리 사이로 끝 없는 보리 밭을 보여 달라
노오란 해바라기는 늘 태양 같이, 태양같이 하던
화려한 나의 사랑이라고 생각하라
푸른 보리밭 사이로 쏘는 하늘에 노고지리가 있거든
아직도 날아 오르는 나의 꿈이라고 생각하라.
(청년화가 L을 위하여)
어디선가 커다란 키에 둥근 얼굴을 하고 울타리 넘어를 굽어 보는 해바라기를 만나고 싶다
파란 풀밭 넘어 아침해가 뜨는 쪽으로 얼굴을 돌리고 넓은 들판을 바라보는 그런 해바라기도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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