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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운영블로그
소주골에 살기/소주골에서 살기

핏방울 처럼 피는 개암나무 암꽃

by 자운영영 2011. 3. 20.

 

 

개암나무 암꽃

아름다운 공주의 얼굴을 훔쳐 본 죄로 사형을 당한 시녀의 선혈 (鮮血)처럼 선명한 붉은색으로 피는꽃 

시녀가 흘린 피가 얼굴에 튀어 생긴 붉은 반점때문에  공주는 죽고 

무덤에서 개암나무가 자랐다는 그리스신화가 그럴 듯 하게 느껴지는 꽃이다

 

숲은 겨울잠에서 깨어나지도 않았고

새싹도 없는 나무줄기에 겨울눈 처럼 붙어있는 암꽃은 미리 알지 않고는 발견 할 수 없을 만큼 작다

길이 2~3mm 정도의 아주 작은 암술대가 가시에 찔리면 솟아나오는 핏방울 처럼 선명한 붉은색으로 핀다

 

 

 

개암나무(자작나무과 개암나무속)

소주골의 봄은 언제나 개암나무에서 시작이 된다

때를 놓칠까 염려가 되어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이작은 꽃을 보려고 돋보기를 들고 뒷산으로 올랐다

 

지난 해는 3월 13일에 피었는데 올해는 3월 19일에 꽃이 피었다

지난 해는 봄눈이 많이 내려 이맘때에도 눈이 많이 쌓였고 일찍 핀 꽃이 얼어 열매를 맺지 못했다

올해는 꽃이 피고 수분을 할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열매를 충실히 맺을 수 있는 햇빛이 있었으면 좋겠다

 

 

 

며칠 날씨가 따뜻 했는데

좀 처럼 껍질을 터트리지 못하는 꽃술이  아침 햇살이 퍼지니 빨간 암술대가 보인다

따뜻한 한낮의 빛을 받고 암술대가 자라는 시간을 기다려 오후빛에 사진을 찍었다

 

 

 

 

 

꽃은 암수한그루

수꽃이삭은 지난해 가을 유이화서(화축이 연하여 늘어지며 꽃가루가 발달하지 않은 단성화로 구성된 화서)

로 밑으로 처진 모양으로  달려있었다

개암이 익고 나뭇잎이 떨어질 무렵 개암나무는  성급하게도  수꽃을 만들고 겨울을 지낸 후

이듬해 이른 봄 암술대가 나올 무렵 소나무의 송화처럼 기낭(공기주머니)이 발달한 꽃가루가 날리며 수분을 한다

 

 

 

 

개암나무 암꽃

지난 해에는 꽃이 필 무렵 몇번의 한파로 얼어죽었고 드물게 열매를 맺었어도 영글지 못해 빈 깍정이로 달려 있다 

그자리에 다시 새로운 꽃을 피우는 개암나무가 기특하다

새봄에는 요란한 꽃샘추위가 없기를 바란다

 

 

 

 

생강나무

 

 

 

 

생강나무 (산동백)

개암나무가 먼저 꽃눈이 터지면 생강나무도 털옷을 벗고 꽃을 피울 준비를 한다

생강냄새가 그윽한 잎으로 장아찌를 만들고  갓피어난 꽃을 따서 차를 내릴 생각에 즐겁다

 

 

 

계속 날씨가 따뜻하다면 2 ~ 3일 만에 노란 꽃이 필 것 같고

다시 날씨가 추우면 며칠이고 기다려야 할 것이다

 

 

 

 

생강나무

 

 

 

생강나무

 

 

 

 

호랑버들 일까?  유가래나무 일까 ?

버들강아지가 꽃눈을 피울 무렵 여기 저기에서  꽃소식이 들리는 시기라 만개한 모습을 놓치곤 했다

 

소주골 계곡을 따라 많이 보이는 버드나무

올해는 꽃이 피는 모습 과  나뭇잎 까지 잘 찍어 두었다가 나무의 종류를 알아야 겠다

 

 

 

버들강아지

 

 

 

오목눈이(참새목 오목눈이과. 텃새)

번식기에는 암수가 짝을 지어 다니고 번식후에는 10 ~ 20 마리씩 무리를 지어 생활 한다

풀씨를 좋아하고 낮은 관목 숲사이로 다녀 좀처럼 카메라에 들어오지 않는데

나뭇잎이 없는 이른 봄에는 새를 찾기가 쉬운 것 같다

 

 

 

오목눈이

 

 

 

오목눈이

 

 

 

노랑턱멧새(참새목 멧새과)

멧새류 중 가장 흔한 텃새로 머리 모양이 특별하다

 

 

 

지면 가까운 풀숲사이에 둥지를 만들고 새끼를 부화하는데

올해는 가까운 곳에 둥지를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작년에는 집뒤 울타리에서 새끼들이 떠난 후에야 찾았으니까

 

 

 

겨울을 함깨 보낸 곤줄박이도 분주하다

 

 

 

일찍 나타난 네발나비

추위가 가시지 않은 산속에 일찍 나타난 나비는 어떻게 살아갈까 ... 안쓰럽다

 

 

 

하루종일 새털구름

 

하늘이 좁은 소주골에서

진주빛으로 지는 황혼을 따라 봉재산 임도를 따라 올랐다

해가 지는 방향이 달라져 일찍 앞산으로 가라 앉았고 ...

 

 

 

봉재산에서 보는 옥천면 용천리

 

하늘이 맑은 날도 드물고 구름이 아름다운 날은 더욱 드물다

하늘을 따라 봉재산 임도를 걸어보지만 사진 담을 포인트를 찾지 못해

붉은 기운이 남아 있는 하늘을 등지고 된 비알을 올라  집으로 돌아 왔다

 

소주골에도 어느 새 봄기운이 돌기 시작한다

꽃이 피기 시작하고 새들은 둥지를 만들 차비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