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골 앞 산(양평 대부산)이 하얗게 얼음꽃이 피었다
며칠 날씨가 따뜻했고 어제는 (2월 27일) 봄비가 내려 얼음을 녹이더니 아침에 일어나니 설경이다
호수 주변도 아니고 순간적으로 수분이 얼어 붙기에는 고도가 낮아 소주골에서 상고대를 보는 일은 드물었다
소주골의 뒷산 용문산의 지능선 봉재산 쪽
안개비 처럼 작은 알갱이가 나무에 붙어 상고대를 만들지 않았을까 생각했지만
어제 밤 내린 비가 그대로 얼어 붙은 모습을 보니 눈 앞에 풍경도 모두 얼음꽃이라는 것을 짐작하겠다
유리 구슬 처럼 맺힌 얼음꽃
지난 주 따뜻한 날씨 때문에 큰길은 먼지가 날 정도 지만
소주골은 추운 곳이라 천천히 녹아 가고 있는 중이였다
집 옆의 소주골
솔봉에서 흘러내리는 소줄골은 겨울에는 흐르는 물이라 좀 처럼 얼지 않지만 봄이 오면 녹는 속도도 느리다
산개구리가 많은 지역 인데 3월 6일 경칩 무렵에 개구리가 나올 수 없을 것 같다
그래도 얼음장 밑으로는 물흐르는 소리가 제법 시끄럽다
생강나무(산동백)의 꽃눈
지루한 겨울 인터넷에 남쪽에는 변산바람꽃도 피고 매화도 피었다는 소식인데
삭막하기만 한 소주골의 느린 봄이 지루해 뒷산을 헤집고 다닌다
좀 부풀었나 ... 매일 처다 보면서 하는 혼잣말
겨울 옷을 하나씩 벗고 있는 생강나무의 꽃눈
마지막 옷을 남기고 따뜻해 질 봄을 기다린다
개암나무의 암꽃
봄이 오면 제일 먼저 꽃이 피는 아주 작은꽃
붉은 기운이 보이는 것 만 같다
두꺼운 눈속에서 웃자란 산게불주머니
정작 꽃을 피워야 할 때 얼어 버리는 것은 아닌지
눈 녹은 자리에 쑥도 자라 있고
겨울을 지나는 동안 쌓인 눈속에서 봄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다
시도 때도 없이 피어오르던 골안개가 겨울 냉냉한 기온에서는 보이지 않더니
모처럼 내리는 봄비속에서 계곡을 뒤덮으며 춤을 춘다
촉촉한 봄기운은 기분도 좋게 만든다
겨울 동안의 우울이 모두 물러가는 느낌이다
봄비를 맞으면 빠르게 부풀어 오를 꽃망울들도 싱그럽고
매일 보는 소나무에 달린 빗방울도 좋고
여명속의 뒷산 숲
황혼 질 무렵의 팔당쪽 하늘
소주골은 산속에 있다
지난 밤 처럼 바람이 심한 날은 가장 아늑한 골짜기가 된다
오색딱따구리 한쌍은 겨울 동안 뒷산에서 살았다
날마다 나무를 쪼는 소리가 들려 올려다 보면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새들은 언제나 일정한 거리를 두고 움직여서 600mm정도 이상의 렌즈가 필요하니
장비도 비싸고 새를 따라 다니는 일이 어려워 욕심을 내려 놓았다
뒷태가 더 고운 오색딱따구리
엉덩이 부분의 붉은 깃털이 곱더니 사진속에서도 엉덩이가 더 예쁘다
오색딱따구리 암컷
곤줄박이
집 주변의 많은 새들 중 올해 겨울 가장 많이 찾아 와 친구가 되어 준 곤줄박이
그리고 박새
직박구리도 소주골에서 많이 살고 있는 새였는데
올해 겨울은 다른 곳에서 지낸 것 같다
변덕 스러운 봄 날씨를 믿지는 않았지만
지난 밤 부터 기온이 떨어져 얼음꽃을 만들고 하루종일 하늘이 흐리다
기온이 떨어지니 길 위에 얼음이 녹는 속도가 떨어졌다
차가 집 까지 올라 오려면 한 동안은 기다려야 할 듯
소주골에서 처음 보는 상고대가 하루종일 눈길을 사로 잡는다
좋은 사진이 되기에는 부족한 풍경이지만 마음 만은 즐겁다
집안에서 바라보는 상고대 핀 산 풍경이 그냥 즐겁다
얼음꽃이라 바람이 불어도 떨어지지 않고 그냥 흔들린다
봄이 오는 가 하면 갑작스런 기후 변화가 생겨 발걸음이 느려지는 것이 봄날씨다
느긋하게 기다려야 한다고 마음 먹지만 큰 길까지 걸어다녀야 하는 출입이 어려워 자꾸만 안달이 난다
남쪽으로 봄맞이를 떠날 계획을 세웠다
봄꽃 봄풍경... 사진 찍고 정리하면서 바쁘게 보내면 어느새 봄이 문앞에 와 있기를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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