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자운영블로그
소주골에 살기/소주골에서 살기

네온등 같은 생강나무꽃

by 자운영영 2010. 4. 6.

 

 

 

긴 겨울을 보낸 소주골에 노랗게 핀 생강나무에 빛이 들어오면서 봄이 왔다

잎이 없는 회갈색의 가지 끝에 매달린 방울같은 생강나무꽃을 보면서 도시의 네온등이 생각났다

다 자라도 키가 별로 크지 않은  생강나무를 역광으로 바라보고 서 있노라면  어둠속에서 반짝이는 꼬마전구의 불빛처럼

빛망울이 일렁거린다

마침내 생강나무가 피고 봄이 와서 가슴속에도 작은 파도를 만든다

 

 

 

생강나무의 수꽃

생강나무는 녹나무과의 생강나무속이다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볼수 있는 관목이고 추위와 건조함에도 강하고 침엽수림이나 다른 교목사이에서도 잘 자란다

소주골의 뒷산은 리기다 소나무가 많아 다른 식물이 자라기 어렵지만 생강나무는 잘자라서 가장 많은 나무중에 하나다

 

 

 

 

 

생강나무 암꽃

생강나무는 암수 딴그루라서 암꽃과 수꽃을 따로 피워낸다

 

 

 

 

생강나무의 어린잎은 새순이 돋을 때 따서 덖으면 맛이 좋은 작설차(雀舌茶)가 된다

(雀舌茶: 차나무의 어린 새싹을 따서 만든 차. 찻잎이 참새의 혓바닥 크기만 할 때 따서 만든다는 데서 붙은 이름이다

꼭 차나무의 것만 아니고 생강나무의 어린 싹을 따서 만든 차도 작설차라고 한다)

 

생강나무꽃이 피기 시작할때 꽃을 따서 더운 물에 우리면 맛있는 차가 되고

지난해에는 어린 잎을 따서 장아찌를 만들어 겨우내 생강나무의 향을 즐겼다

 

 

 

 

옛날에는 동백나무가 자라지 않는 중부이북에서  생강나무의 열매로 기름을 짜서 머릿기름으로 사용해 산동백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정선아리랑의 구성진 노랫말 중에 동박은 생강나무라고 한다

 

생강나무는 줄기와 잎에서 생강냄새가 난다

생강이 재배가 안되는 곳에서는 줄기를 말려서 생강 대신 쓰기도 했다고 한다

 

 

 

 

 

 

 

 

 

산수유의 나무 줄기는 수피가 갈라지고 터져서 지저분하게 매달려 있고 생강나무의 수피는 매끈한 회갈색이다

 

 

 

 

3월이 오기 전 부터 털옷을 입은 생강나무의 꽃은 노란색을 보여 주었다

3월 18일 봄눈이 내린날 꽃이 얼어 버리면 어쩌나 걱정을 했더니 생강나무는 이렇게 정지된 상태로 한달을 넘겼다

식물은 일정한 온도가 되지 않으면 꽃을 피우는 일을 하지 않는다

 

 

 

 

                          춘설이 내린 날 아침의 생강나무

 

 

 

 

 

 

 

 

 

봄비 내리는 날 생강나무

 

 

 

 

봄비 내리는 날

 

 

 

 

봄비가 오기에  이제 꽃이 피려나 보다 아침마다 문안을 드렸는데  그래도 꽃망물이 터지지 않아 속을 태웠다

 

 

 

 

 

 

 

 

 

 

 

 

 

 

 

 

 

 

 

생강나무는 소주골에 가장 많은 나무 중 하나다

뒷산은 개인소유라(환경보호 차원에서 꽃이나 나무를 훼손하면 안된다 그러나 개채수가 많고 사람들이 보기 힘든 산속의 것은 20% ~ 40%까지 채취해도 좋다고 한다) 꽃을 따서 쓴다고 해도 나무랄 사람이 없어 꽃이 피기 시작하는 이틀 후에 먹을 만큼의 꽃을 땄다

꽃이 피고 시간이 지나면 이물질도 많이 달라 붙고 향기도 날아가 버리니 막 꽃을 피우기 시작하는 꽃을 따야 한다

 

 

 

 

생강나무느 방향성 정유를 가지고 있어 은근하고 맛있는 향기는 무어라 표현하기 힘들다

데치거나 말리면 진하지 않은 향은 달아나 버려 싱싱할때의 꽃에 바로 더운 물을 부어 우려서 차로 마신다

남은 것은 용기에 넣어서 냉동실에 보관을 했다

아직은 이른 봄이라 벌레가 생기지 않았다

 

 

 

 

차를 우리는 용기에 넣어 찬 물에 행구고

물이 빠진후 더운 물을 부어 우렸다

 

 

 

 

아랫집과 우리집 사이에도 노란 생강나무 하나가 있어 생강나무꽃 차를 마시며 생강나무를 본다

 

 

 

 

 연두색에 가까운 노란색의 생강나무꽃차

 

은근한 꽃내음이 입안을 감돌아

한동안 생강나무꽃의 향기가 따라다니는 것 같았다

꽃이 피기 시작하는 계절

아주 짧은 기간 동안 맛 볼수 있는 차 한잔으로 봄을 느낀다

 

 

 

 

지독한 추위 때문에 얼어 붙었던 몸과 마음이

안개속으로 풀어 지는 듯

소주골에는 안개가 있어야

날씨도 푸근하고 생활하기 좋은 날들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안개는 시도 때도 없이 찾아 드는 손님이다

큰골에서 밀고 올라와

단숨에 소주골을 점령해버리는 난폭자다

 

 

 

 

바로 눈앞의 나무도 안개에 잠겨 있고

시야가 가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날이 많다

 

 

 

 

안개 있는 날 소주골

 

 

 

 

 

 

 

 

 

                           개암나무의 암꽃은 수꽃이 꽃가루를 날리기도 전 부터 꽃을 피우니 화분(花粉)이 되려는지

                           염려가 된다

 

 

 

 

                           수꽃 이삭은 전년도  가지에 생기고 밑으로 처지는 유이화서로 소나무의 송화(松花)가루 처럼 흩날린다

 

 

 

 

개암나무 수꽃

 

 

 

 

개암나무의 암꽃과 수꽃

 

 

 

 

개암나무 암꽃

 

 

 

 

개암나무 암꽃

 

 

 

 

                           호랑버들

 

 

 

 

                           호랑버들(버드나무과 버드나무속)

 

 

 

 

애기괭이눈(범의귀과 괭이눈속)

산골짜기 습한 바위 위에나는 다년초

올해는 봄에 눈이 많이 와서 애기괭이눈 위에도  눈이 내렸다

 

 

 

 

애기괭이눈

 

 

 

 

 애기괭이눈

 

 

 

 

애기괭이눈

 

 

 

 

애기괭이눈

 

 

 

 

애기괭이눈

 

 

 

 

애기괭이눈

 

 

 

 

 

                           애기괭이눈

 

 

 

 

소주골은 숲그늘이 추워 봄꽃의 개화가 늦고 많지 않다

현호색이 처음으로 꽃을  피웠고 아직은 제 색갈을 내지 못한다

 

 

 

 

현호색(양귀비과 갯괴불주머니속)

우리나라 각처의 산야에 나는 다년초

 

 

 

 

해가 일찍 뜨고 늦게 지는 계절이 되니 야외활동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계절이 되었다

소주골에  해가 뜨는 방향도 지는 방향도 바뀌었다

소주골의 하늘이  좁아 방향이 바뀌는 것이 한눈에 들어오고 특히 황혼무렵 대부산으로 떨어지는 해는

오른쪽으로 성큼 성큼 옆 걸음을 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