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진달래과 진달래속)
분홍빛 물감을 찍어 스치듯 그려 넣은 것 처럼 옅은 색갈로 진달래가 피었다
대부산을 바라보고 앞산을 보면 얼핏 분홍빛이 눈에 들어오는 정도로 그빛은 은근해 눈여겨 보지 않으면 모르고 지나갈 정도다
척박한 땅 양지바른 산지를 좋아하는 진달래는 도로를 낸 절개지(切開地) 를 따라 핀다
소주골은 숲이 울창하고 비옥한 땅이라 진달래 종류는 없는데 도로가 난 앞산 주능선을 따라서 진달래가 번성(繁盛)하고 있어
진달래가 보고 싶어 산행을 해야 하는 걱정을 덜어 줬다
진달래
우리나라에는 9속 23종으로 관목 또는 소교목으로 자라 겨울이 되면 잎이 지는 낙엽성 식물이다
진달래는 참꽃이라고 부르고 독성이 없어 식용하기도 한다
진달래가 진후 피는 철쭉은 고산에서 피는 고산철쭉이 있고 산과 들에서 강렬한 빛으로 피는 수달래(연달래)가 있어
구별을 어려워 하기도 한다
고산철쭉이나 수달래는 독성이 강해 염소도 먹기를 피하는 식물이라 같은 진달래과 라고 하더라도 식용하면 안된다
1950년 숭문사 발행 김소월의 진달래꽃 시집이다
1945년 해방이 되고 1950년 한국전쟁이 있었으니 여름 겨울 전쟁 중에도 잘 보관 했던 친정 아버지의 시집이다
유일하게 아버지로 부터 받은 이시집은 몇년에 한번 펴 보는 정도다 (만지면 종이가 부서진다)
얼어 붙은 땅이 풀리면서 쌀쌀한 봄바람속에 피는 진달래꽃을 만나면 진정 봄이 온것을 느끼면서
이시집을 꺼내고 진달래 화전이 먹고 싶어진다
1925년 소월이 출판했던 "진달래꽃" 은 그가 죽을 때 까지 10년 동안 초판 조차 팔리지 않았다 한다
소월의 스승인 김안서가 운영하던 매문사에서 나와 현재 2부 정도 소장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번째 시집 1939년 "소월시초" 박문서관에서 역시 김안서가 출간했고 소월 사후(死後) 유고를 합져 놓은 것이였지만
팔리지 않아 희귀본으로 볼수 없는 책이 되었고.
1950년 25년 판 진달래꽃을 표기법을 바꾸어 승문사에서 출간하면서 팔리기 시작해 많은 사람들이 소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에 시집이 우리가 김소월의 시집 중 가장 오랜 시집으로 볼수 있는 시집인 셈이다
진달래꽃
김소월(1902년 8월 6일 ~ 1934년 12월 24일 )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 없이 고히 보내 드리 우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아버지의 시집을 어린 시절 부터 읽기 시작했지만 쉽게 쓰고 운율이 맞아 좋아 했던 것 같다
중등교육을 받은 사람치고 그의 시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임,집,길 에 대한 그리움과 좌절 을 한국적인 언어로 노래한 그의 시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진달래꽃이 피고 나서 연이어 피는 수달래와 고산 산행길에 만나는 고산철쭉이 어떻게 다른 가 하는 질문에서 부터
야생화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 때 부터 사진을 찍어 기록하기 시작했으니 인연이 많은 꽃이다
화려하지 않아 멀리서 보면 분홍빛이 살짝 보이는 정도지만
산으로 올라 진달래를 따라 가보면 흐드러 지게 핀 것을 볼수 있다
어린 시절 진달래에 홀린다고 꽃을 따라 가면 길을 잃는다고 했던 기억이 있다
오랫만에 진달래화전을 만들어 보려고 진달래꽃을 땄다
찬 물에 행구어서 건져 놓고 찹쌀을 팬(pan)에 지진 후 얹을 때는 뒤 꼭지를 따고 꽃술을 뺀다
진달래는 향이 없어 별다른 맛은 없다
꽃잎이 연해서 더운 점병에 얹어 놓으면 된다
꽃이 아름다워 그냥 지나치지 못해 점병(粘餠)위에 올려 놓고 시각으로 봄을 느끼는 음식이다
남은 꽃으로 더운 물을 부어 차름 만들었다
향기가 없어 꽃 까지 같이 먹으니 약간은 세콤하고 떫은 진달래의 맛을 느낄수 있다
다른 지역 보다 느리기는 해도 소주골은 하루가 다르게 봄이 오고 있다
집 앞 큰 바위 위에 이끼속에서 애개괭이눈이 자리를 잡았다
산수국의 헛꽃은 꽃을 피우고 나서 시들지 않고 이렇게 말라 온전한 모양으로 다음꽃이 필때 까지 달려 있다
아침 빛을 받고 마치 꽃이 핀 것 처럼 보인다
아직도 한창인 생강나무
생강나무
뒷산으로 통하는 산길에 핀 올괴불나무
올괴불나무
귀룽나무 새싹이 연두빛으로 자라고 있다
멀지 않아 커다란 나무가 온통 하얀꽃으로 뒤덮힌다
좀현호색도 소주골에 가장 흔한 야생화 중 하나다
좀현호색
돌단풍의 새싹
꽃송이를 내밀고 줄기가 자라 허리를 펴면서 바로 선다
돌단풍의 새싹
벚꽃과 곤줄박이
벚꽃이 피기도 전에 맛을 보는 곤줄박이
생강나무 진달래 벚꽃 ... 새들이 새싹이나 꽃을 먹는 모습을 자주 볼수있다
아서~~~ 아직 꽃도 안 폈는데...
저절로 입에서 나오는 말이다
연이어 피어날 꽃들이 여기 저기 바쁘게 자라고 있다
날씨가 쌀쌀한 속에서도 소주골은 하루 밤을 자고 일어나면 달라져 가는 것을 느낀다
봄이 오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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