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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운영블로그
소주골에 살기/소주골에서 살기

눈내린 소주골 크리스마스

by 자운영영 2009. 12. 26.

 

 

 

정오 무렵 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이  한밤중에는 가로등 불빛에 모여든  불나방 처럼 공중에 떠있다

펑펑 내리는 것도 아니고 풀풀 날리는 것도 아니고 사르륵 사르륵 내리는 모습이 어둠속으로 사라지고

빨간 가로등 주변에서만 나타나 여름날 불을 찾아 오는 나방처럼 보여진다

 

12월 25일에 눈이 내리니 화이트 크리스마스 라고 텔레비존에서는 즐거워 하는 도시의 표정을 방송한다

같은 눈도 성탄절에 내리니 모두들 더 즐거워 하고  상기된 얼굴이 들뜬 모습들이다

 

 

 

 

작은 아들네 가족이 근처의 썰매장을 찾았다가 서둘러 떠났다

눈이 많이 오는 것 같지 않았는데 경사가 급하고 지열 때문인지 먼저내린 눈이 녹아 차가 미끄러 졌다

걱정이 많이 되어서 전화를 했더니 6번 도로에 들어가니 눈이 온 흔적도 없다는 답을 했다

더구나 서울은 오후에는 비가 왔고 밤이 되어서야 눈이 내렸다고 하는데 소주골에서 요만큼 내린  눈으로 난리가 났으니

처음 경험하는 소주골의 겨울 생활이 어떠할지 짐작이 간다

당장 26일 떠나기로 했던 철원 철새탐사를 포기하고 기행취소를 알렸다

 

 

 

 

소주골에서 나가는 약속을 포기하고 나니 한결 마음이 가벼워 졌으나 마음이 허전하다

그런 탓일까 깊은 잠이 들지 못하고  한밤중에 몇번이나  깨어 있었다

 

 

 

 

 빠른 셔터속도 찍어본 사진 그리고 다중노출

 

 

 

 

느린 속도의 사진, 다중노출

눈송이가 더 크고 탐스럽게 쏟아져야 하는데 ... 아쉽다

 

  

 

 

잠도 오지 않고 눈은 쉬지 않고 내려 밤사진을 찍어 보려고 뜰로 나섰으나 사진이 되지 않는다

눈이 내리는 모습을 크게 잡으면 불빛이 붉어 좋지를 않고 차가운 빛으로 찍으면 눈내리는 모습을  나타낼수가 없다

날씨는 추워도 눈내리는 밤풍경은 아름다워 많은 사진을 찍었다

추위에 몸을 얼어 가면서 찍은 사진중에  쓸만한 사진 한장을 얻지 못했다

다시 사진공부를 더 해서 이런 풍경도 담을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겠다

 

 

 

 

이른 새벽 날이 밝기도 전부터 창밖 풍경만 내다 보고 있었다

햇빛이  있어야 눈풍경을 찍을 수 있으니 그시간이 되기다렸다

밤새도록 내린 눈이라고 하기에는 적설양이 많지 않았고 눈위로 부는 미세한 바람에도 추위를 느꼈다

 

 

 

 

아랫집 가문비나무에는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고운 모습으로 눈이 내렸다

가문비나무에 내리는 눈을 흉내내는 것이 솜으로 만드는 트리 장식이지만

거꾸로 눈이 트리장식처럼 내린 것 같이 느껴진다

 

 

 

 

 계단을 비추는 키작은 등에도 눈이 내렸다

 

 

 

 

 아랫집 정원수

우리집은 이곳에서  자생하는 식물로 가꾸리라 생각하고 정원수를 심지 않았다

눈이 내리니 단정하게 가꾸워 놓은 아랫집 정원수가 좋아 보인다

 

 

 

 

마른쑥

쑥대머리는 이런 마른쑥의 모습일 것이다

 

 

 

 

 

 

 

 

 

 

 

 

 

 

 

 

 

 

 

 

                                남천(매자나무과 남천속)

수형도 아름답고 잎도 열매도 고와 묘목 을 사서 화분에 기르던 것을 밖에서 월동을 시키기로 했다

추위에도 강하다고 하니 뜰에서 키워 볼 생각이다

 

 

 

 

 쥐깨풀 마른 가지에 내린 눈

 

 

 

 

 달맞이꽃씨앗

 

 

 

 

차고가 없어 마당 한쪽에 있는  내차는 겨울비도 맞고 무서리도 내리고 눈도 내려서 쌓인다

 

 

 

 

 

 

 

 

영하 10도 가까운 추위속에서도 하늘이 맑고 해가 뜨니 양지쪽으로는 눈이 녹는다

문고리가 달라 붙을 만큼 춥지만 해가 비치는 쪽으로는 밤새 내린 눈이 녹고 그늘에는 아직 그대로 있다

나는 오후의 햇빛이 마른 나뭇잎에 스며들어 온기가 돌면 할 일이 없어도  집밖에서 서성거리길 좋아한다

 

 

 

 

아침에 눈을 쓰고 있던 마른쑥은  눈이 녹으면서 물방울이 수정처럼 반짝이고 카메라속에서 빛방울을 만들어 낸다

 

 

 

 

모이를 줘도 동고비가 차지 해 버려 다른 새들이 오지 않아 주변의 숲을 들여다 보디 곤줄박이는 가랑잎을 뒤지며 먹이를 찾는다

박새나 멧새 딱새도 있고 소리 없어 어치도 날고 쇠딱따구리도 있다

높이 날으는 큰 새들도 있지만 모이을 준다고 함부로 모여 들지는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에게 익숙한 도시의 새들과는 많이 다른 것 같다

 

 

 

 

곤줄박이

 

 

 

 

곤줄박이

 

 

 

 

매일 모이를 주었더니 이제 동고비는 가까이서  바라보거나  닥아가도 날아가지 않는 시간이 길어졌다

경계를 조금씩 풀면서 모이를 먹고 바로 떠나지 않고 한동안 쉬기도 한다 

나무를 쪼고 띁어내고 이끼를 띁어서 멀리 던져 버리곤 한다

 

 

 

 

 나무사이에서 벌레를 잡아 먹는 다

 

 

 

 

 

 

 

 

 

 

 

 

이제는 사진속에서도 다양한 모습을 보인다

 

 

 

 

 몇마리씩 모여 다니지만 거리가 있는 나뭇가지에서 경계를 하고 교대로 한마리씩 먹이를 먹는다

큰 녀석이 우악스럽게 작은녀석을 쫒아 내기도 하지만 다른 새들이 접근을 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 대단한 텃세(텃勢)를 하는 것이다

 

눈이 더 많이 내려 먹이 찾기가 어려울때 많은 곡식을 뿌려 주려고 한다

그러면 동고비가 저희끼리만 먹을수는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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