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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운영블로그
산행/명산 근교산

춘설(春雪)속의 귀목봉(貴木峰 ) 산행

by 자운영영 2008. 3. 7.

 

"우수절(雨水節) 들어

바로 초하루 아침,


새삼스레 눈이 덮힌 묏부리와

서늘옵고 빛난 이마받이 하다. "

향수로 유명한 시인 정지용의 시가 생각나는 아침이다

 

 

 

경기 가평 하면 상판리 귀목마을로 가는 중  분분(紛紛)하게 내리는 춘설속에 산촌은 잠간사이에 설경으로 변했다

 가루체에서 쏟아지는 쌀가루 같은 눈이 내리면서 안개처럼 시야을 흐려 놓고 있다

 

 

 

경기북부 지방의 고산 산자락이여서 일까 들길에도 마을에도 흔하게 보이는 나무들이  귀품있고 수형이 아름답다

 

 

 

오전에 눈이나 비가 내린후 개인다기에 적설량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출발했다

해가 뜬후 이른 아침부터 내리기 시작했는데 길이 미끄러워 평소의 두배이상 시간이 들었다

점점 눈이 많이 쌓여 속도를 내지 못하니 엉금 엉금 긴다는 표현이 알맞을듯.

 

 

 

상판리 귀목 마을

상판리 귀목마을에 도착했을때 뒤따라 제설차가 다녀갔다 이렇게 시골길까지 벌써 오다니...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들머리입구까지 버스가 들어오니 쉽게 산행을 할 수 있겠다

 

 

 

귀목마을 산행들머리

계곡과 능선이 모이는 곳이라는 뜻이 있다는 귀목고개는 귀목봉과  청계산으로 오른쪽으로는 명지산에서 연인산으로 이어진다

 한북정맥의 강씨봉에서 오뚜기령 다음의 우뚝한 봉우리에서 청계산으로 가는 중  잠시 비켜나 이어지는 봉우리가 귀목봉이다

 

 날씨가 건조한 날에는 입산을 할수 없는 기간이지만 눈이 내리니 입산을 허용한다

 

 

 

귀목봉은 조종천의 발원지다

청평으로 흘러 들어가 북한강이 되고 다시 한강이 되는 강의 원류(源流)가 된다

 

 

 

다리가 시원치 않아 산행을 할수 있는 거리가 점점 줄어 들어가니 바라보면서도 마음처럼 단숨에 달려가지 못하는 요즘의 산행이다

광주산맥의 국망봉에서 견치봉으로 강씨봉을 산행을 하거나 경기 포천의 길매봉 청계산 산행을 하면서 귀처럼 튀어나온 귀목봉 까지 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모로 가도 서울로 가는 방법을 생각하자

길게 못가도 상판리에서 귀목봉으로 바로 올라 청계산까지 갔다가 되돌아와 장재울로 하산을 하는 계획을 했다

그러나 일기가 좋지 않고 바닥에는 겨울동안 얼어 붙은 빙판이 숨어 있다

오늘은 귀목봉까지로 계획을 수정한다

 

 

 

우수 경칩이 지났으니 봄꽃을 봐야하는 계절인데  봄날의 기상이변은 갑자기 겨울로 되돌아 가는 듯하다

 

 

 

멋진 소나무가 있는 집과 밭둑에 있는 두룹나무 위에도 춘설이 내린다

 

 

 

 

 

 

 

 

 

 

 

 

 

 

 

 

 

 

 

 

 

 

 

귀목 마을에서 귀목고개까지 계속 경사진 길을 올라야 하고  마지막에는 제법 가파른 급경사다

 

 

 

 귀목고개

상판리에서 올라 적목리로 내려 갈 수도 있고 왼쪽으로 귀목봉 청계산 혹은 오뚜기령으로 강씨봉

오른쪽으로는 명지산에서 연인산으로 갈 수 있다

 

 

 

귀목봉으로 방향을 바꾸고 고도가 높아지니 눈이 더 많이 내린다

 

 

 

뽀도독 소리가 날 만큼 눈은 쌓이고 겨울동안 얼어 붙은 얼음이 눈속에 보이지 않아 미끄러지기도 한다

 

 

 

점점 높아 지니 어느새 바람은 차고 안개가 얼어 붙으며  상고대를 만든다

 

 

 

상고대

 

 

 

귀목봉 까지 가는 동안 쉼터도 있고 이정표도 좋아 길을 잃을 염려는 없을 듯 하다

 

 

 

 

 

 

능선에 눈치마가 생긴 것을 보니 주능선이 바람막이 없이 노출된 곳 까지 올라온것 같다

춥고 눈은 날리고 ... 그래도 봄이라고 자�에 붙은 눈은 녹아서 옷을 적신다

 

 

 

 

 

 

수령이 오래된 단풍나무나 서어나무  갈참나무가 많아 성숙한 숲을 이루고 있는 육산으로 생각된다

 

 

 

 

 

 

 

 

 

귀목봉 300m전 쉼터

남릉으로 장재울로 하산 할수 있는 지점이라는데 남릉이 험하다고 한다

 

 

 

 

 

 

 

 

 

 

 

 

날씨가 좋다면 전망대에서 주변 산 조망을 할수 있을 것이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바로 귀목봉으로 오른다

 

 

 

귀목봉(貴木峰 1035.2 m)

이름 없는 봉우리 였으나 귀목고개에서 올라오는 봉우리라서 귀목봉이 되었다 한다

이곳에서 청계산이나 명지산 연인산 등 조망을 보고 싶었는데 눈은 그쳤지만 보이는 것이 없다

 

 

 

모자에도 베낭에도 눈가루가 얼어 붙어 상고대가 되어 버리고 자동샷다 누루고 차렸자세로 증면사진 찍었다

 

 

 

정상 벼랑위에 선 나무에 상고대가 아름답지만 광선이 적당치 않아 좋은 사진을 얻을수 없다

 

 

 

 

 

 

 청계산 까지 가면 좋으련만 아침에 이동시간 부터 차질이 생겨 여유가 없다

아침에 쌓인 눈이 녹지 않는다면 돌아가는 길이 염려되어 서둘러 하산 하기로 한다

 

 

 

 귀목봉아래 전망대에서 귀목봉쪽으로  조망을 볼수 없어 안타까운 마음이다

 

 

 

우리 일행이 만들어 놓은 발자욱을 다시 밟으며 하산

산에서 한사람의 산객도 만나지 못했다

 

 

 

내려오는 길에 하늘이 개이기 시작해 나무가지 사이로 명지산 산자락이 보인다

 

 

 

조금만 더 보여라 ... 조금만 더... 다시 정상으로 올라갈까 망설였지만 그냥 내려가기로 하고 후일을 약속했다

 

 

 

 

 

 

 

 

 

귀목고개로 다시 내려와 되돌아오는 길에는 그동안 내린 눈이 모두 녹아내리고 있다

 

 

 

봄날의눈이라더니...

돌아갈 생각을 하면 다행스러운 일이였다

 

 

 

왕제비꽃 군락과 은방울꽃 원추리가 많은 부드러운 능선 연인산을 보고 하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