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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운영블로그
산행/명산 근교산

길 없는 겨울 방태산(芳台山)

by 자운영영 2008. 1. 5.

 

 

한번 내린 눈은 녹지 않아  겨우내 쌓이기만 하는 방태산(芳台山)

방태산 자연휴양림 입구에서 적가리골 마당바위를 지나 삼거리에서 매봉령을  향했다

매봉령에서 구룡덕봉가는 길 부터는 사람이 지나간 흔적이 없다

눈이 내리는 중이 아니고 이미  쌓인 눈이라 발을 넣는 순간 스팻츠의 길이를 넘어 허벅지 까지 빠지는 곳이 많다

 

 

 

가야하는 구룡덕봉이 파란 하늘에 솟아 보이는  좋은 날씨라 이 정도의 눈이라면  올라 보리라 서슴 없이 걷기 시작했다

 

 

 

구룡덕봉(1388m)에서 보는  설악 대청과 서북능 아래로 등이 넓고 펑펑짐한 점봉산이 보인다 오른쪽으로 양수발전댐까지도...

지난 점봉산 산행때 정상에 서서 방태산을 바라보며 겨울 방태산이 문득 보고 싶어 졌었다

남설악을 가까이 하고 있는 방태산은 점봉산과 같이 적설량이 많은 산이라 겨울산행을 함부로 할수 없다는 정보를 들은 일이 있으나 

여름날의 많던 고산식물과  깃대봉에서 배달은석봉,주억봉에 이르는  암릉길과 완만하게 패인  고원이  겨울에는 어떤 모습일까

그모습이 보고 싶었다

 

 

 

구룡덕봉에서 보는 깃대봉,배달은석봉,주억봉

상남면 미산리 446번 국도에서  한니동 계곡으로 들어 깃대봉을 향해 오르던  긴행렬이 그리워진다

 

 

 

방태산 주봉인 주억봉에서 구룡덕봉과 가칠봉 그리고 갈전곡봉의 우람한 모습까지

 

 

 

얼어 붙은 마당바위

승용차를 가지고 소수의 인원으로 움직이는 산행에서  방태산은 이동거리가 만만치 않아 함부로 나설수 있는 곳은 아니다

더구나 한니동이나 그밖의 다른 곳으로 올라 들머리와 날머리가 다른 경우 이동 하는 교통수단이 없고 있어도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점이 있고  방태산의 상태가 길은 좋은지 알수 없어  매봉령으로 올라 구룡덕봉에서 주억봉을 간후 그곳에서 조망을 보고 주억봉 삼거리 에서 하산 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새벽 4시 집을 나섰다

겨울산행에서   짧은 해를 제일 먼저 생각해야 하니 그런 정도의 수고가 없이 장거리 산행은  불가능하다

주력에 자신이 없으니  넉넉하게 시간을 잡고 떠나니  가는 길에 아침식사를 하고도  8시30분 산행을 시작했다

 

 

 

이단폭포도 얼었다

이곳까지는 더러 찾아 오는 사람들이 있어 발자욱이 있다

 

 

 

 적가리골

 

 

 

 

 

 

거제수나무 군락과 산죽

햇빛이 산등성이를 넘지 못해  어둠이 가시지 않은 새벽길을 갔다

춥기는 해도 그 상쾌함이란 일찍 부지런을 떨은 후 느끼는 만족감이다

 

 

 

나무가지 사이로 매봉령에서 가칠봉으로 가는 능선에 햇빛이 비친다

 

 

 

히~잇~~  자작나무(거제수나무)다

자작나무 하얀 수피를 좋아 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모델

 

 

 

점봉산에도 많았던 속새가  매봉령 이 가까워 지는 능선 가까이에 군락을 이룬다

산의 덩치가 크고 수량(水量)이  넉넉 하기 때문인것 같다

 

피나무 물박달나무 전나무 신갈나무 같은 활엽수가  거목으로 자라고  새로운 어린 유목도 자라는 성숙한 숲을 이루고  있다

 

 

 

 

 

 

매봉령 까지는  더러 다녀가는 사람들이 있어  길이 있는 편이고  그이상은 출입을 금하고 있다

 

 

 

구룡덕봉 쪽으로는 전혀 사람이 지나간 흔적이 없는 눈밭이다

 

 

 

눈위로 산토끼 발자욱이 선명하고  다람쥐가 어울려 놀던 자리도 있어 한동안 미소를  짓게 했다

 

 

 

더운 물과 간식을 나누어 먹고  스팻츠를 착용하고 구룡덕봉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눈위로 새로운 발자욱을 만들며 간다

 

 

 

휴양림을 관리하면서  산악회의 표지기를 거두어 버린 탓에 눈밭에서 이정표가 되어 줄 징표가 별로 없다

관리사무소에서 만든 이정표는 500m 간격으로 있어 겨울철 눈밭에서는 부족하다고 할수 있다

 

 

 

아직 영동지방의 폭설 소식은 없었지만 나무가지에 쌓인 눈으로  방태산의 적설량을 짐작할수있다

다른 지역의 눈소식과는 상관 없이 자주 눈이 내린다고 한다.

 

 

 

 

 

 

눈밭에 빠지면서도 고도를 올릴수록 보이기 시작하는 설악과 점봉산으로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구룡덕봉에서 만나는 임도

홍천과 조경동 방동약수로 이어지는 임도는  차량통행은 불가능하다고 한다

 

 

 

구룡덕봉

 

 

 

개인산과  침석봉 숫돌봉 뒤로 오대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이 보인다

오대산 두로봉에서 응복산 갈전곡봉 조침령 북암령 점봉산 ...저 많은 산을 모두 넘었다고 생가하니 감동이 밀려와 한동안 가슴이 벅차다

 

 

 

구룡덕봉에서 보는 갈전곡봉

갈전곡봉을 넘을 때는 크게 오르내림이 없고 암봉도 없는 오지의 산으로  평범해 보였는데  멀리서 보니 산이 우악스럽기 까지 하다

 

 

 

 개인산으로 이어지는 길

 

 

 

개인산 다음의 침석봉과 숫돌봉의 긴 능선

 

 

 

점봉산에서 보는 방태산이 좋아  반대로  방태산에서 점봉산을 보고 싶었다

여름날의 방태산이나 점봉산은  시도 때도 없이 내리는 비와 운무와 안개로  조망 좋은  날이 드물어 카랑 카랑하게 추운날  맑은  하늘 아래에서 조망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펑퍼짐한 점봉산의 허연 피부를 바라보며 정겨운 인사를 보냈다

 

 

 

가리봉의 위치라는 것이 들쑥 날쑥이다

점봉산에서는 계속 오른쪽으로 귀때기청봉을  따라 다니더니 방태산에서는 안산하고 붙어 다닌다 

 

육안으로는 미시령이 있는 신선봉과 마산 정상의 하얀 눈밭이 희끝하게 보였 는데 사진에서는 찾기가 어려워졌다

 

 

 

 

 

 

 

 

 

 

 

 

 

구룡덕봉의 시설물

 

 

 

구룡덕봉에서  개인산

 

 

 

 

 

 

구룡덕봉에서 보는 주억봉

 

 

 

구룡덕봉 정상에서 보는 설악과 서북능선 그리고 점봉산

 

 

 

매봉령과 응복산

 

 

 

주억봉 가는 길의 주목

 

 

 

 

 

 

 

 

 

 

 

 

맑은 하늘과 햇살이 퍼지면서 기온이 올라가니  나무가지에 앉았던 상고대가 녹아서 떨어지고 등산화에는 눈이 나막신처럼  두껍게 달라 붙는다  한걸음 옮기고 걷기 힘들만큼 달라 붙어 발로 나무나 돌뿌리를 걷어차서 떨어 트리고 나면 다시 달라 붙는다

산행 시간이 길어 질수 밖에 없다

 

 

 

힘들게 진행해서  주억봉 아래 방동리로 내려가는 삼거리에 도착했다

여기 까지 와서 주억봉에서 깃대봉쪽 능선을 보고 가지 않는 다면 후회가 될것 같아  정상을 다녀온후 점심식사를 하기로 하고 다시 정상을 향해 출발했다

 

 

 

주억봉정상

 

 

 

 방태산의 주봉인 주억봉에서 보는 깃대봉 배달은석봉

비옥한 땅과  접근하기 힘든 방태산이기에  희귀식물과 야생화가  많은  산자락과 능선길이 겨울 잠에 빠져있다

다시 하절기에 찾아와 귀한 생명들을 만날수 있으려는지  언제나 그것을 염려한다

 

 

 

방태산 주억봉에서 보는 가리봉과  마산

동해가 보이지는 않지만 속초와 양양 앞 바다가 있을 것이다

 

 

 

 

 

 

주억봉의 정상은 초라하다

정상석이나 화려한 치장이 없어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누가 만들어 놓은 것인지 모르는 소박한 정상 표지기가 있다

 

 

 

방태산 주억봉 정상

정상표지기가 엉성하게 매달려 바람이 부는 대로  돌아간다

그렇긴 해도 이것 마져 없다면 정상을 찾아온 산객들이 얼마나 허전해 할것인가  만든 분에게 감사를 드린다

 

 

 

어느 산을 언제 갔는지 징표가 되는 정상 사진을 찍었다

빙빙 돌아가는 정상  표지기를 손으로 잡고서.

 

 

 

주억봉 정상에서 다시 삼거리로 내려와 따뜻하게 점심 식사를 하고 출발

이정표가 있고 방태산자연휴양림의 탐방로 중에 있는 길이라 내려가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시작 부터 길이 보이지 않는다  며칠이나 지났는지  선답자의 발자국이 희미하게  있을뿐 길의 흔적이 없으니  그발자국을 따라 내려갔다

 

 

 

처음에는 길이 겠지 하고 생각했다

 

 

 

점점 길이 없어 지고  바닥이 고르지 않은 울퉁 불퉁한 바위길에 나무가지가 엉킨길이 나타난다

그리고 질서 없이 내려가고 올라가는 발자국이   앞서 길을 낸 사람이 혼란 스러웠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길이 없는 중에도  큰 나무가 많아 의지 할곳이 있는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그리 흔하지 않은 만병초 군락이 보였다

고무질의 만병초잎이 어떻게 겨울을 날까 생각했더니 단풍이 들거나 낙엽이 지지 않고 이렇게 나무에 붙은 채로  말라버리는 것이였다

 

 

 

이렇게 찍어 놓고 보니 경사가 심한것을 느낄수 없다

그러나 이 벼랑을 내려오느라 모두들 수 없이 미끄럼을 탔다

브레이크를 못 잡아 마구 내동댕이 쳐 지면 다칠수 있으니 손으로 눈 밭에서 장애물을 잡으며 탈출하려 애썼다

쎌리아빠님이 마침 GPX를 가지고 계셔서  이단폭포의 위치를 찾아  바른 탐방로를 가늠하면서 길을 찾아 나섰다

 

 

 

잘못 올라간 능선에서 다시 탈출

가보지 않으면 꼭 거기에 길이 있을 것만 같은 것이 길을 잃었을때의 마음이다

 

주억봉 삼거리에서 볼때 지능선이 발달하고 끝봉우리 하나 사이로 난 대골로 내려가면 적가리골과 합쳐지는 곳이 나타 날 것이라고 간단히 생각한것이 경솔했다

내려오면서 지능선은 여러 가닥으로 갈라지고 사이에는 예상치 못한 계곡이 있어 그능선 하나를 오르고 내리는 것은 몹시 힘들었다

위에서는 눈이 있어 보이지 않고 아주 짧은 시간의 판단으로 다른 능선 다른 계곡으로 들었기  때문이다

 

 

 

 희미한 발자국의 흔적을 따라 내려와 탐방로의 삼나무숲길로 들어섰다

하산 시간은 2시간이면 족하다고 생각했었는데 4시간 가까운 시간을 내려왔다

6시간이면 산행이 끝나리라 예상 했지만 8시간을 넘긴 셈이 되었다  그러나 이른 새벽 집을 나서서 일찍 산행을 시작 했기 때문에 오후 4시 전에 하산 지점 까지 내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