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쯤 설악의 서북능이나 안산 양지쪽에는 기생꽃 이나 에델바이스가 피는 계절이다
기회가 되는 데로 설악에 오르겠다고 마음 먹으니 일기예보는 장마가 시작 된다고 한다
항상 겪는 일이지만 그저 나서야 한다
비가 오면 맞고 안오면 말고 ...산요일에 일기예보 좋은 날로 받으려고 하면 여름산행에는
좋은 날이 없다
그렇게 전날 쏟아지는 비속에서 창밖을 보며 떠나기로 결심한다
비가 그치고 개이기 시작하지만 설악의 날씨는 원통에 가서 보아야 한다니 다른 곳은 해가 나와도 높은 산을 넘지 못한 비구름이 머물며 오래동안 비를 뿌린단다
생각해 보면 십이선녀탕계곡은 비오는날 이 더 많았다
어느해는 카메라에 습기가 차서 사진을 찍을 수 없었던 해도 있었고 카메라를 우비속에 넣었다 꺼냈다를 반복하다가 건전지를 건드려 튀어나가서 계곡물에 빠트린 일도 있다
돌아서서 다시 사려니 어떻게 아깝던지...
대승폭포가 우리나라에서 규모가 두번째로 크다고 하는데 항상 수량이 풍부하지 못해 어느해는 폭포 같지도 않다고 실망을 하곤 했다
이번에는 비가 많이 오고 난 직후라 정상을 흘러내리는 물이 모여서 산을 흔들듯 우렁차게 떨어지는 물소리가 들린다
대승폭포
장수대
앞에 가리봉과 주걱봉이 구름에 덮혀있다
서북능의 일부가 보인다
지루하게 오르막을 올라 능선에 서면 대청봉으로 가는 서북능선 과 십이선녀탕계곡을 지나 남교리에 이른다
대승령에서 안산 삼거리까지 숲길을 간다
좀더 아래에서 안산으로 오르기도 하지만 오늘은 비가 많이 온후라 가파른 육산은 흙이 미끄러져 가는 길이 고생스러울 것 같아 능선길을 따라간다
짙은 숲그늘에서 박새가 녹아가고 있다
박새는 잎이 무성하지만 숲속에서 꽃을 피우지 못하고 녹아 버린다 이제 이른 봄부터 서둘러 꽃을 피워 씨앗을 맺은 작은 식물들은 올해의 생을 마감할 것이다
대승령 능선길을 오르며 구름속에 가려진 가리봉과 주걱봉을 다시 한번 본다
얼마전 올랐던 가리봉이 더욱 높아보여 가슴이 뿌듯하다
안산을 간다면 여기에서 갔다가 다시 돌아와야 한다
그러나 오늘은 그대로 계곡으로 내려선다
암반으로 된 계곡이라 비가 그친 직후 인데도 물이 맑다
처음 이계곡 산행을 하면 이렇게 높은 곳에 계곡이 있을까 하고 의심스러워 다시 안산갈림길로 올라가는 대목이기도 하다
물은 맑고 시원한 바람이 간간이 불어주는데 꽃은 없지만 싱그러운 숲은 연초록이다
산목련이 한창 피기 시작해 한번씩 발걸음을 멈춘다
높은 산 답게 가끔 거목이된 주목도 있고 눈측백도 많다
어디에서나 폭포를 이루고 탕을 이룬다
물길을 따라 가다 하늘을 보면 위로 보이는 응봉의 암봉
저 위로 솟아 있는 거대한 암릉과 큰 봉우리가 머금었다가 내뿜는 물이 깊은 계곡에 큰 폭포와 탕을 만들며 물이 흘러가게 한다
두문폭포
두문폭포
복숭아탕
복숭아탕
복숭아탕
수량이 적을 때는 봉숭탕이라서 크게 다르다고 생각지 않았는데 우렁차게 쏟아지는 물줄기를 담고 그안에 소용돌이 치는 물을 보면서 그규모가 명성 만큼이나 크다는 생각이 든다
폭포는 물보라를 하늘로 날리고 안개비처럼 뿌려지는 폭포수를 맞으며 내려오는 운치는 더 할 수 없이 좋은데 앙상하게 들어난 암벽에 간신히 매달린 철책이 위험하고 발을 딛기 힘들다
전 구간이 계곡이 불어 나면 흙과 잔돌이 떠내려가 이렇게 뼈만 남았다
곳곳에서 흐르는 물길
계곡을 쓸고 내려가는 폭포
넓은 암반위에도 ...
하류로 내려오니 잔잔한 소를 이루며 흐른다
카톨릭 대 산아부 조난사고 위령비
여름에 계곡물은 위험한 것이라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하류에 오면 바위에 돌단풍이 많다
수수꽃다리(라이락)
수수꽃다리(라이락)
애기괭이밥
흰색꽃이 피는 고산 애기괭이밥
가지고비고사리
다람쥐꼬리 (석송과 석송속)
도깨비부채
만병초는 해마다 개채수가 줄어들어 찾기 힘들다 몇년 전에는 등산중에 쉽게 볼수 있었는데 ...
무늬천남성
무늬족두리풀
발견 된지 얼마되지 않아 미기록종으로 분류된다
설악 같은 높은 산에서나 볼 수 있는 자주풀솜대가 꽃이 너무 작은데다가 바삐 다니느라 정성을 드리지 못하여 초점이 맞지 않았다
귀한 식물인것을 ...잘 찍었어야 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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