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대청봉의 산구절초
찬 바람이 불어야 피는 꽃 산구절초는
황색의 관상화(管狀花)가 중심에
엷은 홍색의 설상화(舌狀花)가 가장 자리에 붙어 있다
변화가 심한 설악의 바람속에서 키를 낮추고
거친 바람에 몸을 맡긴 채 흔들리는 아름다운 꽃잎이
가냘퍼서 애잔스럽고 또 연민에 빠지게 한다
설악산 대청봉의 산구절초
가을이 깊어지면 설악산의 산구절초가 보고 싶어 안달이 난다
산구절초 너머로 운해 가득한 설악의 산과 같이 보고 싶다
함깨 할 친구가 있다면 언제라도 망설일 필요는 없는 것이다
느릿 느릿 힘들게 걸어도 설악으로 떠난다
설악 풍경
속초 바다를 뒤덮은 운해가 공룡을 넘어
서북능선 사이의 가야동 계곡과 수렴동 계곡까지 넘어 왔지만
아직은 기온이 따뜻해 빠르게 위로 피어 올라 뭉게구름이 된다
울산바위와 달마산이 있는 외설악에서 짙은 구름을 만들어
힘차게 공룡능선을 넘어 흐르는 것이 보고 싶었는데
이번 설악행에서는 더 이상 기대 할 수는 없다
공룡능선의 운해
설악 산구절초
대청봉 정상에 앉아 오대산 방향 점봉산의 풍경에 초점을 맞춘다
간 밤에 불던 거센 바람에 지친 산구절초가 아침 이슬에 젖어 후즐근하다
설악 풍경
점봉산 뒤로 북암령 조침령 구룡령...
백두대간 능선에 걸린 운해가 한동안은 움직이지 않는다
망대암산 점봉산 쪽의 일출
서북능선과 가리봉
설악 풍경
철 지나 빛 바랜 산오이풀에도
아침해가 들어 붉은색을 더 했다
새벽 어둠 속에서 형광색 처럼 빛나 보이는
구절초가 있어서 화면이 밝아 보인다
설악 풍경
식물이 살기 어려운 대청봉에
식물이 살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사람들이 고맙다
나날이 아름다운 야생화가 살아 나기는 하지만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할 것 같고.
올해는 잘 살고 있나 개대를 하는데
여전히 자리를 잡기가 힘든 모습이다
설악 산구절초
아침해는 속초 바다의 짙은 해무 때문에
상당한 시간이 지난 후에야 설악을 비춘다
한 겨울이 아니고는 해무가 없는 수평선은 어렵고
바닷물에 씻은 듯
붉은 해가 솟아 오르는 모습도 쉽지 않다
산구절초
늘 보는 구절초 지만 바위구절초와 산구절초는 비슷해 구별이 어렵다
바위구절초는 줄기와 잎에 백색의 털이 많고 잎의 결각이 심하지 않다
줄기가 많이 갈라지지 않으며 키는 작지만 꽃송이는 크다
등산화 기념 촬영이 아니다
발 붙이고 사진 찍을 공간이 없어서 망설이고 있다
어디에서 저 아래 설악의 풍경과 함깨 바위구절초를 찍을 것인가...
공룡능선과 산구절초
소청봉의 산구절초
소청봉 가는 길에서
봉정암에서 올라오는 스님이 구절초 사이로 들어왔다
사진은 몰래 찍었고 환한 웃음으로 인사를 남기고 갔다
소청봉 가는 길
산구절초
산구절초
산구절초
산구절초
서북능선의 산구절초
날씨는 맑음
수시로 만들었다 사라지는 구름이
등산로를 넘나든다
바람이 불어
잠간 사이에 날려 버렸다
공룡능선 신선봉 입구
공룡능선 신선봉 입구
가는쑥부쟁이(국화과)
중부 이북에서 자란다는 것과 잎이 가늘기가 단양쑥부쟁이 만큼은 아니지만
다른 쑥부쟁이 보다는 가늘어서 가는쑥부쟁이라고 이름을 붙인다
설상화의 숫자 같은 것은 같은 설악이라도
땅에서 자라는 것과 바위에 붙어서 자라는 것이 다르니 비교를 할 수 없다
가는쑥부쟁이(국화과)
신선봉의 바위 틈에서 뿌리를 내리는 가는쑥부쟁이
고산 능선 바위에 자리를 잡는 강인한 생명력 때문에
야생화의 계절에 한번 쯤은 다녀 가야 직성(直星)이 풀린다
가는쑥부쟁이(국화과)
침봉 사이에 흙 한줌 이라도 있으면
왕성하게 자라 꽃을 피운다
그리 많은 땅이 필요 한 것은 아니다
가는쑥부쟁이(국화과)
서북능선 대청봉 가는 길의 가는쑥부쟁이
등로 옆에 있어서 그곳을 지나가는 산꾼들에게 계속 모델이 되었다
가는쑥부쟁이(국화과)
중청산장 가는 길의 봄에 피는 메발톱나무 고산철쭉 꽃개회나무 도 좋았지만
올해 부쩍 개체수가 늘어 난 투구꽃이 한창이다
해 떨어지기 전에 대청을 오를 욕심이 없었더라면 투구꽃을 잘 찍어보는 건데
무너미재에 색갈 고운 투구꽃 군락을 믿고 지나쳤더니
천당폭포를 지나도록 그많은 투구꽃이 왜 사라졌는지 답을 생각하지 못했다
가는쑥부쟁이(국화과)
신선봉에서 보는 용아장성과 멀리 보이는 가리봉
가야동 계곡에서 부터 올라오는 깊은 침봉에
바람이 지나가고 그 자리에 구름채 산오이풀 같은 꽃이 핀다
미풍에도 바람개비 처럼 흔들리는 야생화에 눈이 아프도록 핀을 맞춘다
가는쑥부쟁이(국화과)
가는쑥부쟁이(국화과)
설악산의 야생화 지도는 다시 써야 할 것 같다
꽃이 별로 없던 서북능선에는 식물이 다양해졌고
끝청에는 흰빛에 가까운 금강초롱꽃이 오대산의 것 처럼 피어있다
무너미재의 투구꽃 군락은 거의 사라졌고
신선봉에 더러 보이던 금강초롱꽃은 초입의 두어 개체 뿐이다
새며느리밥풀꽃도 구름채도
가야동 위의 절벽위에서 두어 개체 봤을 뿐이다
여름에 비가 내리는 날이 많아져
바위떡풀이 한계령 초입 부터 부쩍 늘었다
섭섭한 것은 무너미재에서 천당폭포 사이의 금강초롱꽃이
등산로 가까이에 것은 거의 사라졌다
먼 침봉의 것은 눈으로 보고 초점거리가 맞는 곳은 사진도 찍고...
이제 그런 호사(豪奢)는 누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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