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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운영블로그
소주골에 살기/소주골에서 살기

얼음장을 녹이는 비가 내린다

by 자운영영 2010. 2. 9.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린다

우수(雨水)(2월 19일) 경칩(驚蟄) 이 가까우니 계절을 바꾸려는 비가 내린다

음지에 쌓인  눈을 녹이고 얼어 붙은 땅속에 잠자고 있는 동물이나 새싹을 준비하고 있는 식물들이 깨어나라고 비가 내린다

 

 

 

 

소주골의 겨울은 이렇게 미련이 많은 가 보다

하루종일 비가 내려도 쉽게 녹지 못한다

 

 

 

 

두꺼운 얼음으로 빙판을 이루던 길도 서서히 녹아 내리고 있다

 

 

 

 

강추위가 아니면 이내 녹아 버려 아쉽기만 했던 도시의 눈과는 다르게 소주골의 눈은 녹을 줄을 몰랐다

밖으로 나가는 길이 어려워 지면서 길이 녹지 않는 것은 불편함,  그것 이상이 되었다

 

 

 

 

한 며칠 꾸물거리기만 하던 하늘이 2월 9일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기온이 바뀔 때마다 골안개가 피어 올라 대부산 자락을 감싸고  너울 거린다

 

 

 

 

지난 여름 안개속에서 살았지만 겨울동안 강추위에 얼어 붙어 안개 조차 피어오르지 못했으니

모처럼 피어오느는  안개가 소주골의 을씨년스런 추위를 몰아가 버리는 듯하다

 

 

 

 

앞집 지붕위에 내리는 촉촉한 비도 정겹고 큰골에서 소주골로 밀려 들어오는 골안개도 정겹다

 

 

 

 

 

그제(2월8일)는 하루종일 날이 흐렸고 어제는(2월 9일) 비가 촉촉히 내리더니 오늘 (2월10일)은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얼음이 빨리 녹으려면 비가 많이 와야 하는데 일기예보는 어제 하루만 비가 내린다고 해서 다 녹지 못하고 다시 얼어 붙으면

어쩌나 걱정을 했다

 

 

 

 

아침에 일어나 커텐을 열고 비가 오고 있는가 그것이 가장 궁금했다

 

 

 

 

 

오전에는 조용히 비가 내렸고 잠시 멈추면  골안개가 빨리 골짜기를 타고 소주골로 들어오고 빗줄기가 세지면 안개가 사라졌다

오후에는 대부산쪽이 어두워 지더니 굵은 빗줄기가 서서 들어오는 모습이 보인다

 

 

 

 

산뽕나무에 맺힌 빗방울

비가 몇번 내리고 나면 새싹이 돋아 나겠지.

 

 

 

 

아무것도 없는 빈뜰에 마른 쑥대가 비를 머금었다

 

 

 

 

방향에 따라 굵은 선을 그리는 빗줄기

 

 

 

 

연이어 이틀동안 비가 내리니 땅속까지는 몰라도 길 표면에 얼은 두꺼운 얼음이 녹으면서 길은 잠시 도랑이 되었다

 

 

 

 

하루종일 몇번이고 드나 들면서 얼마나 녹았을까 바라보고  만져보았다

얼음이 어는 기간이 길어서 일까 천천히 정말 천천히 아주 조금씩 녹아 내리고 있다

그대로 멈추고 다시 기온이 내려가면 언제 녹을 지 몰라 나는 안달이 났다

이번 비에 이 얼음이 다 녹아 큰길로 내려가는 길이 빙판이 아니기를 ... 그리고 차를 가지고 주변을 다닐수 있기를

 

 

 

 

50여 일 만에 바닥이 보이기 시작하지만 다 녹기 전에 다시 얼어 붙을까 그것이 걱정이 된다

 

 

 

 

소주골의 비는 서북 방향의 대부산에서 부터 온다

계절이 바뀌면 비의 방향도 달라 질 것이다

 

 

 

 

                   새봄이 오면 꼭 가서 보고 싶은 골짜기

                   그곳에 살고 있는 식물들을 모두 찾아 보고 싶다

 

 

 

 

안개도 그렇고 비도 그렇고 빛 때문이겠지만 빠르게 달려가는 것 처럼 내린다

 

 

 

 

                                 지난해 12월 23일 기다리던 중안선 전철이 개통이 되었었다

                                 서울로 나가려면 국수역에 주차를 하고 다녀와서  차를 찾아 소주골로  돌아오곤 했는데

                                 집에서 가까운 아신역과 양평역이 개통 되었다

 

 

 

 

                                 덕수역에서 용산행은 15분 정도의 간격으로 다니지만

                                 용문역에서 용산행은 30분 정도의 간격이라 시간을 알고 움직이면 역에서 30분씩

                                 기다리는 지루함을 덜수있다

 

 

 

 

                                 지상에서 아신역으로 들어가는 첫 문은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한다

 

 

 

 

 

 

 

 

아신이라는 지명도 있고 아세아연합신학대가 있으니 무엇 때문에 역의 이름이 아신이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넓은 주차장도 있고 아직은 요금을 받지 않는다

국수역의 주차요금이 비쌌던(하루에 5000원 3시간에 3000원 . 서울을 3시간내에 다녀오기는 힘들다) 생각을 하면 너무 좋다

 

 

 

 

양평역의 휴게소

양평역이나 아신역 또는 새로 역사를 만든 역은 환경이 좋은 휴게소 시설이 있어 춥지 않다

 따뜻하고 커피 자판기도 있고, 시설이 너무 좋아 벌써 부터 노인들의 만남의 장소가 되어 가는 것 같았다

 

 

 

 

양평역

 

 

 

 

양평역 개통되는 날

서울까지 승용차를 가지고 가는 일이  부담스러워 전철의 개통을 기다렸었다

개통날 아침 차를 가지고 아신역에서 양평역 까지 답사를 했다 주차 할 곳과 출입구 휴게소 등을  눈여겨 봤다

그러나 전철을 타고 서울나들이를 해 볼 사이도 없이 그날 이후 소주골에는 눈이 많이 내려 외출이 어려워 졌다

승용차를 가지고 역으로 가 주차를 하고 전철을 타야 하는데

큰 도로에는 눈이 녹은지 오래 되었지만 소주골과 큰길사이의 눈이 녹지 않아 (빙판을 만들었다) 차는 꼼짝을 못했다

부득이한 몇번의 외출은 아이젠과 사틱 같은  등산장비를 착용하고서야 할수 있었다

 

 

 

 

양평역

용문에서 도농을 지나는 전철구간은 창밖풍경이 아름답다

역과 역사이의 거리도 멀어서 도시에서 역과 역사이의 2분의 계산은 이곳에서는 맞지 않는다

구리를 지나 회기,청량리,왕십리,옥수역에서 서울의 도심으로 연결되는 여러 노선과 연결이 된다

 

 

 

 

중안선전철을 타고 와 3호선과 연결이 되는 옥수역

장거리를 와서 갈아타는 사람들 때문에 역사 안에 화장실도 있고  간이 음식점도 있다

 

옥수역은 춥다

올해는 추운날이 많아서 얼어 들어오는 역사에서 30분 만에 한번씩 다니는 국수행 전철을 기다리는 일은 고통이였다

그래도 가족들이 있는 서울로 들어오는 가장 편한 차편이라 선택의 여지는 없다

 

새로운 역사에서 처럼 따뜻하게 쉬면서 기다릴수 있었으면 좋겠다

 

 

 

 

 전에는 없던 에스칼레이터가 생겼다(2010년 1월 이후에 개통 된듯)

긴 계단을 걸어서 올라가고 내려오던  불편함을 덜었다 

 

 

 

 

                                 덕소행은 15분의 간격이지만 용문행은 30분에 한번씩 드물다

                                 미리 시간을 알아 두면  지루함을 덜 수 있다

                                 용문에서 서울로 들어 갈 때는 쉽지만  용문방향으로 들어 갈 때는 오지에 사는

                                 것이 얼마나 불편한가를  느끼면서 무한한 인내를 해야 한다

 

 

 

 

눈이 많이 올때는 즐거웠다 강추위속에 유리창의 성에를 찍는 것도 즐거웠다

얼음장 밑으로 흐르는 개울물 소리도 좋다

그러나 얼음은 녹지 않고 변화 없는 무채색(無彩色)의 산과 땅과 하늘은 지루하다

 

 

 

 

 

 

 

 

 

 

     

 

 

                                                                                                                                                                                                                                                                                                                                                                                                                                                                                                   

빗자루로  쓸거나 삽으로 긁어 지는 것이 아니라서 손도 대지 못한 묵은 얼음이 비와 함깨 녹아내린다                                                                                                       

 

 

 

오래동안 얼어붙은 집앞의 길

 

 

 

 

 일찍 동면에서 깨어난 너구리 한쌍이 양지를 찾아 땅을 헤집고 벌레를 잡아 먹는다

 흙속에 머리를 묻고 꼼짝을 하지 않는다   가까이 다가가도 움직이지 않다가 갑자기 달아난다

 

 

 

 

움직이지 않으면 저를 못 찾을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미동도 하지 않고 숨어 있는 모습을 가끔 발견했다

 

 

 

 

생활의 리듬을 잃어버리지 않으려는 노력에도 어쩔수 없이 찾아 오는 무기력함 때문에 한참을 고생을 했다

사진을 찍거나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들이 사라졌다

새는 똑 같은 새를 너무 많이 찍었고 (블로그에 올린 사진이 한장이면 연습으로 찍은 사진은 500장이 넘는다)

출입문 유리창에 더이상 성에는 끼지 않고 춘설은 내려도 그림이 되지 않는다

새싹이 올라오려면 너무 많이 기다려야 하고 주변으로 여행을 다니고 싶지만 길은 빙판이라 걸어서 내려가기도 위험하다

등산장비를 착용하고 걸어서 내려가 콜택시를 타고 서울 나들이를 하기는 했다

남쪽으로 기행도 다녀왔고 ... 그래도 야외활동을 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답답하다

우울해지면 벽난로에 불을 피운다

빨간 불길을 바라보면서 따뜻한 차를 마신다 그러면 조금은 기분이 좋아 진다

 

 

 

 

부족한 운전실력 때문에 기행이 어려워 지는 것을 올해는 극복을 해야 겠다

운전에 자신이 붙어야 야생화나 풍경이나  보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볼수 있으니까 길만 녹으면 운전을 해야 겠다고 생각한다

 

 

 

 

운전실력도 좋지 않은데 네비게이션 사용도 능숙 하지 못하니 그것도  극복해야 하는 것 중에 하나가 되었다

어쩌랴 남보다 잘 못하면 더 노력해야 하는 것을... 어댑터 사서 이렇게 할 일이 없어 무료한 시간에 연습을 한다

 

 

 

 

평소에 자주 다니는 야생화 자생지와 여행지를 등록도 해보고 모의주행도 해보고

잘 하지 못하는 것은  더 노력해야 젊은 사람들과 비슷해 지는  나이가 된 것이다

 

 

 

 

평소에 단 것을 싫어 하지만 뜨거운 핫초코 한잔으로 긴 겨울의 우울을 날려 보내려 한다

달콤한 음식은 기분을 좋게 한다니 요사이는 단 음식도 즐겨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