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뺨멧새 새끼가 알에서 깨어났다
가까이 가면 놀라는 바람에 멀리서 바라보고 돌아서 다녔는데 먼 발치에서 봐도 어미새가 둥지 위에 날개를 펴고 앉아 있는 것 같아 혹시 알을 도둑 맞지 않았나 하고 가까이 가니 막 부화해서 얼마가 지났는지 털도 없는 새끼들이 가슴만 팔딱 거리고 있다
너무 가냘프고 조심스러워 그날은 사진도 찍지 않았다
이삼일 후 다시 찾아가니 눈도 뜨지 못하고 서로 엉켜있다
햇빛에 노출이 되니 어미새가 날개를 크게 펴고 해를 가리고 있는 것 같아 주변의 나뭇잎도 건드리지 않고 조심을 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모습이 신기해서 잘 찍어보고 싶지만 천적에게 들키거나 따가운 햇살에 노출될 것 같아
카메라를 가리는 나뭇잎 하나 뜯어 내지 못하고 틈 사이로만 살짝 찍어본다
다시 며칠후에는 기척이 있으면 먹이를 물고온 어미새로 알고 입을 벌린다
처음으로 보는 어린새의 모습이지만 시끄럽게 지저길 것이라 생각했는데 너무 조용했다
가까이 가도 소리를 내지 않고 움직이지도 않는다 그게 이상해서 더 가까이 가니 이처럼 조용하던 새끼들이 동시에 둥지로 부터
굴러 떨어지듯 튀어나오더니 숲으로 사라진다
어미새가 놀라서 소리친다
너무 놀라서 다시 주워 담고 싶었지만 잠간사이에 한마리도 보이지 않는다
푸르르 날아서 관목숲으로 사라진다
내탓이다 호기심 때문에 너무 가까이 가서 어린새들을 흩어 놓았구나
며칠은 내가 잘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 괴로웠다
그후 몇번 다른 새들이 알을 품고 알을 까서 어린새가 날아가는 과정을 지켜 보면서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알에서 깨어나는 기간도 짧고(10~12일 정도 알을 품고 깨어난 후에 2주 정도 자라면 날아 간다)
날아갈 준비가 될때까지 절대로 소리를 내지 않았다
작은새가 자연속에 노출되어 있으면서도 알을 낳아 새끼를 까고 키워서 다시 숲으로 보내는 과정은 절묘했다
가끔 울타리 숲사이에 솔솔 기듯이 날아 다니는 어린 새의 무리를 본다
알이 깨기 직 전에는 둥지를 잘 떠나지 않았다
새끼가 사라진후 어미새도 보이지 않는다
붉은뺨멧새는 철새라고 하니 내년에 다시 볼수 있을 지
다시 돌아와 우리집 뒷산 풀숲사이에 둥지를 만들지 않을까 기다려 보겠다
붉은뺨멧새
곤줄박이
아래층 데크에서 보이는 뒷벽 구멍에 열심히 벌레를 잡아 나르는 곤줄박이를 봤다
어둠속에서 암것이 알을 품고 있다가 가까이 들여다 보면 고개를 들기도 하지만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았다
붉은뺨멧새의 어린새들을 흩어 놓은 것 처럼 곤줄박이가 새끼 까는 것을 방해하지 않을까 염려가 되어 보지도 못하는
사이 어느날 모두 사라졌다
산딸기나무(장미과 산딸기속)
우선은 가시가 억세서 뽑아내기 시작했다 뒷산을 편하게 다닐수 있는 정원처럼 만들고 싶은데 가시 많은 산딸기는 억새와 함깨
제일 먼저 제거하고 있는 식물이다
보기만 하면 잘라내고 케고 뽑아버리는 산딸기가 몰래 꽃을 피웠다
장미과의 식물이라 하얀 꽃이 예쁘다
고광나무(범의귀과 고광나무속)
집앞을 흐르는 소주골에는 물을 좋아하는 식물들이 있다
초봄에는 애기괭이눈이나 피나물 현호색 같은 꽃이피고 이끼도 파랗게 돋아 있다
고광나무의 새순
쪽동백(때죽나무과 때죽나무속)
산제비나비
쪽동백의 꽃이 필때 나타나서 쉴새없이 꽃사이를 날아 다닌다
키가 큰 쪽 동백나무위를 힘차게 날이 다녔지만 자세히 보면 날개가 상한 것이 많았다
나비는 날개를 상해 가면서 먹이를 찾아 날아 든다는 것을 알았다
쪽동백
쪽동백의 꽃은 높은 나뭇가지에 달려 있어서 망원렌즈로 찍었다
밑에서 올려다 보는 위치에서.
비내린 날 아침 붓꽃
뒷산에는 타래붓꽃에서 난쟁이붓꽃 까지 여러 종류의 붓꽃이 핀다
붓꽃
은대난초
숲속에서 피는 은대난초가 제법 여러 포기 있다
어느 것은 몇해나 된 다년초라 꽃이 탐스러울 것인데 꽃도 피기 전에 벌레가 먹어서 좋은 꽃이 피지 못했다
야생난이라 만나면 반가우면서도 꽃이 만개한다고 해도 핀 것 같지 않아 사진으로는 별로다
거꾸로여덟팔나비 (봄형)
쥐똥나무에 앉은 나비
벽에 붙어 있는 벌레집
곤충을 보고 구별이 가려면 아직은 많은 시간이 흘러야 할 것 같다
두명안에 정향나무 꽃이 폈다
집에서 배너미재를 넘어 입구지계곡으로 들어가는 두명안(해발 600m)은 이웃이다
이웃이 많지 않은 이곳에서 차를 타고 이웃을 만나러 다녀야 할 것 같다
산제비나비가 야단스럽게 꽃속을 누비고 다닌다
봄추위가 가시지 않은 날 이사를 했고
한달이 지나자 깊은 산 계곡이지만 봄이 무르익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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