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 녹차밭
가을도 끝나가는 어느날
카메라를 만지고 싶어
기대할 것 없는 출사를 떠났다
보성 녹차밭
녹찻잎도 갈매빛이고
단풍도 지고 없어
썰렁한 녹차밭에
아침하늘 만 온기를 머금었다
보성 녹차밭
가는 중에는 빗방울도 떨어졌는데
해 뜨는 시각에는
분홍빛 노을이 들었다
단풍
남아 있는 단풍이
모두 지고 나면
나목으로 겨울을 날 것이다
단풍
붉은빛 단풍 몇잎에
위로를 받는 가을 아침이다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
돌아오는 길에
황갈색으로 물든
침엽수의 잎이
새의 깃털 처럼 날렸다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
다른 나무 보다 늦게
단풍이 드는 메타세콰이어는
은근하고 부드러운 색감으로
곱게 치장을 했다
늦은 가을이 되면
가장 아름다워지는
가로수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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