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사나무꽃
승무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 대(臺)에 황촉(黃燭)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오동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히 접어 올린 외씨보선이여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먼 하늘 한 개 별빛에 모두오고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 듯 두 방울이야
세사에 시달려도 번뇌(煩惱)는 별빛이라
워어져 감기우고 다시 뻗어 접는 손이
깊은 마음 속 거룩한 합장인 양 하고
이 밤사 귀또리도 지새는 삼경인데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시인 조지훈
복숭아꽃
조지훈의 시(詩) 승무( 僧
...복사꽃 고운 뺨...이라고
한 귀절에 만 복사꽃이라는 단어가 있다
그것도 젊은 여인의
고와서 슬프기 까지 한 볼을 표현한 것이라
복사꽃을 노래한 시는 아니다
그러나 산야에 피는
복사나무의 꽃을 보면
늘 승무의 한 귀절을 떠 올린다
복숭아꽃
복사나무 꽃의 소박한 분홍빛이
좋아지기 시작해서
못 견디게 좋아지는 날들이 있었다
좋다는 것은 이유가 없는 듯 하다
싫다는 것에 이유에 없듯이...
복숭아꽃
잠시 사진 찍기를 쉬고 있는 중이지만
개복숭아 꽃 피는 시기에
사나사 계곡을 다녀오리라 작정을 했다
잠시 짬을 내기는 했지만
마음이 편치 않아
건성 건성 다녀 왔다
그랬는데.
요즈음 며칠은 입안에서
승무 만 맴돌았다
복숭아꽃
복사꽃 고운 뺨에 ... 아롱질 듯 두방울이야
복사꽃 고운 뺨에...
복숭아꽃
복숭아꽃
사나사 계곡 야생 복숭아나무
복숭아나무 꽃은 지난 해 보다
보름 정도 일찍 핀 듯 하고
나무 밑에 초본류의 식물들은
선별적으로 자라
숲은 예년 이맘 때의 모습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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