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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운영블로그
여행/사진첩

복사꽃 곱게 피는 길

by 자운영영 2014. 4. 24.

 

 

복사나무꽃

 

승무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대(臺)에 황촉(黃燭)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오동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히 접어 올린 외씨보선이여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먼 하늘 한 개 별빛에 모두오고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 듯 두 방울이야

세사에 시달려도 번뇌(煩惱)는 별빛이라


워어져 감기우고 다시 뻗어 접는 손이

깊은 마음 속 거룩한 합장인 양 하고


이 밤사 귀또리도 지새는 삼경인데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시인 조지훈

 

 

복숭아꽃

 

조지훈의 시(詩) 승무( 舞)에는

...복사꽃 고운 뺨...이라고

한 귀절에 만 복사꽃이라는 단어가 있다

 

그것도 젊은 여인의

고와서 슬프기 까지 한 볼을 표현한 것이라

복사꽃을 노래한 시는 아니다

 

그러나 산야에 피는

복사나무의 꽃을 보면

늘 승무의 한 귀절을 떠 올린다

 

 

 

복숭아꽃

 

복사나무 꽃의 소박한 분홍빛이

좋아지기 시작해서

못 견디게 좋아지는 날들이 있었다

 

좋다는 것은 이유가 없는 듯 하다

싫다는 것에 이유에 없듯이...

 

 

 

복숭아꽃

 

잠시 사진 찍기를 쉬고 있는 중이지만

개복숭아 꽃 피는 시기에

사나사 계곡을 다녀오리라 작정을 했다

 

잠시 짬을 내기는 했지만

마음이 편치 않아

건성 건성 다녀 왔다

 

그랬는데.

요즈음 며칠은 입안에서

승무 만 맴돌았다

 

 

 

 

 

복숭아꽃

 

복사꽃 고운 뺨에 ... 아롱질 듯 두방울이야

복사꽃 고운 뺨에...

 

 

 

 

복숭아꽃

 

 

 

 

 

복숭아꽃

 

 

 

 

 

사나사 계곡 야생 복숭아나무

 

복숭아나무 꽃은 지난 해 보다

보름 정도 일찍  핀 듯 하고

나무 밑에 초본류의 식물들은

선별적으로 자라

숲은 예년 이맘 때의 모습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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