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는 비가 내린다는데 소주골은 눈이 내린다
올해 들어 처음 내리는 첫눈이다
바람이 불어 파도 처럼 너울거리는 눈발이
어두운 대부산을 지날 때는 선연하게 보인다
윙윙... 벌떼 같은 소리를 내며 서서 달려가는 듯 기세 등등 하지만
땅에 떨어지면서 녹아 진눈깨비가 된다
첫눈은 그런 것이다
기세 좋게 내려서 쌓이는가 하면
어느새 녹아 버린다
올해 첫눈은 11월 30일 예년과 다르지 않다
기상이변(氣象異變)이라고 해도 해마다 첫눈은 12월 초순을 전후로 내렸다
두사람
김소월
흰 눈은 한잎
또 한잎
영(嶺) 기슭을 덮을 때
짚신에 감발하고 길짐 메고
우뚝 일어나면서 돌아서도 ......
다시금 또 보이는
다시금 또 보이는.
좋아하는 시에 이유가 있을까
눈이 내리는 날 입안을 맴도는 그런 시 다
벼랑에 선 나무들
소주골 집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산등성이가 헐리고 있다
도무지 엄두가 날 것 같지 않은 작은 등성이를 토목 장비로 밀어내고 있는 중이다
나무를 흔들며 바람이 지나가고
장대처럼 줄기를 세우며 눈발이 달리는 모습이 눈오는 날의 소주골 풍경이다
가까이 오면 불나방 처럼 어지럽게 나는 듯 보이는 눈송이
이런 것들을 사진으로 표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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