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집 주변에서 딱새 한마리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붉은뺨멧새 때문에 새에 대한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고 너무 조심만 하다가 곤줄박이가 새끼를 까서 떠나가는 것도 몰랐다
알을 부화하고 새끼가 자란 다음에 떠나면 갑자기 보이지 않는다
어디로 가는 것일까 숲속에서 두문 불출하며 먹이만 먹는 것일까 나타나지 않는다
아래층 천장, 윗층 데크를 만들면서 생긴 틈사이에 알을 부화하면서 딱새 수컷이 번질 나게 드나드는 것을 보고도 눈치를 채지 못했다
해가 뜨기 전에 일어나도 나보다 항상 먼저 앞집 전기줄에 앉아 있다
처음에는 곤줄박이와 구별이 되지 않아 곤줄박이가 또 있구나 했지만
자세히 보니 밝은갈색의 배가 닮았고 곤줄박이의 머리꼭대기와 턱이 검은색이면 딱새는 머리가 회색이고
검은 등과 꼬리 중앙에 흰색점이 있다
지붕 기와에 앉아서는 아침 단장을 한다
날개를 터는 것 처럼 보이기도 하고 날개 사이를 정리하는 것 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루에도 몇번씩 나방이나 애벌레를 잡아서 알을 품고 있는 암컷에게 가져다 주는 것으로 보인다
줄나비가 많더니 그 애벌레를 잡은 것일까 저렇게 큰 애벌레를 잡아 오는 때도 많다
사진을 찍는다고 내가 가까이 있으면 둥지로 가지 못해 몇번이고 자리를 옮긴다
둥지로 들어 갈때면 순서가 있어서 사람이 있어 두려워 하면서도 그 지점을 되풀이 반복 돌아다닌다
애써 잡은 먹이를 전달하지 못하고 놓칠까봐 일부러 문을 닫고 보이지 않는 곳으로 들어가 주기도 한다
뭐야 ~~~ 거미도 잡았나봐. 찍을 때는 눈이 어두워 잘 보지 못하니
사진을 찍은후 바로 컴퓨터에 올려 놓고 혼자말을 한다
딱새 수컷이 쉬어 가는 장소
둥지로 한번에 들어가는 일이 어려운 모양이다
숫컷 딱새를 따라 새롭게 나타남 암컷딱새
며칠후에는 두마리가 먹이를 날라 가는 모습이 보인다
알에서 새끼들이 나왔다는 것을 짐작은 하겠는데 가까이 가도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내가 가까이 가면 두녀석이 시끄럽게 소리를 내지만 새끼가 있는 둥지는 미동도 하지 않는다
암컷 딱새는 더욱 소심해서 나무가지 사이에 앉았다가 바로 둥지로 들어가는 일이 많다
밝은 곳에 있을때 찍어본 암컷 딱새
우는 소리는 숫컷이 더 아름답게 느껴진다
암컷 딱새
비가 내리는 날
퍼붓는 듯한 빗속에서도 먹이를 잡아 새끼들에게 나르는 어미새
하루종일 비가 내렸다 바람도 불고 빗방울도 커서 세차게 쏟아졌다
비가 너무 많이 내려 새도 날지 못하겠지 하고 생각 했지만 하루종일 멈추지 않았다
어린 새들이 한창 먹이를 먹는 기간인것 같다
사냥도 아주 잘한다 연신 먹이를 잡아온다
암컷이 먹이를 물어와서 둥지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으면 숫컷이 소리를 지르면서 소란을 떤다
암컷도 커다란 애벌레를 잡아 왔다
비가 내리고 이틀 정도 지난 후 두마리다 보이지를 않는다
3주 정도는 매일 보던 새가 보이지 않으니 허전하다
벌써 새끼들이 날아갔나 하고 살펴보니 마루위에 집을 건드린 흔적이 떨어져 있다
새들은 어떻게 D데이를 정하고 소리도 없이 모두 이동해 버리는 걸까
지난해 가을 난티잎개암나무에 열매가 주렁주렁 달린 것을 보고 올해는 잘 지켜보겠다고 생각했는데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아무래도 다초점 안경을 써야 하는 가 보다
사진을 찍을때 안경이 번거로워 쓰지 못했는데 초록잎 속에 있는 푸른개암을 발견하지 못하니 답답하다
개암나무를 보러 갔을 뿐인데 딱새 암컷이 나타나서 소란을 떤다
그래서 딱새 암컷을 가까이 찍을 기회가 생겼다
주변에 어린 새가 있는 것이 분명했다 소리를 치면서도 도망가지 않는다
움직이는 사진을 많이 찍었지만 이렇게 정지 화면만 올리니
새끼를 보호하겠다고 소란을 떠는 모습은 담을 수가 없다
이쪽 저쪽 옮겨 다녀 카메라 보정을 자주 바꾸지도 못하고 따라 다니면서 샷다를 눌르니 어둠속의 암컷도 찍게 되었다
한참이 지난 다음 과연 애기딱새가 나타났다 당황해서 잘 날지도 못한다
우선 똥 부터 싸고 뒷뚱 거리는 모습... 얘야 나는 그냥 난티잎개암을 찾아 보려고 왔을 뿐이란다 ...미안하다
한녀석만 보이지만 남은 녀석들은 바람처럼 숲으로 도망을 갔을 것 같다
날개도 다 자라지 않은 모습이 너무 귀엽다 새는 자라는 속도가 빠르니 곧 어른 딱새가 되어서 건강하게 날수 있겠지.
가끔 창밖으로 잘 날지도 못하면서 몰려 다니는 어린새들의 모습을 본다
날아다니는 연습을 시키는 것일까, 형제들끼리 그냥 몰려 다니는 것일까 그것도 궁금하다